"내년 광복·해군 창설 80주년 행사에 '욱일기' 온다?"…日함정 참가하나

일본 패전일인 지난 15일 야스쿠니신사에 게양된 욱일기. 연합뉴스

 

내년 5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광복 및 해군 창설 80주년 계기 국제관함식에 ‘욱일기’ 형상의 자위함기를 단 일본 함정도 참가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28일 해군에 따르면 정부가 다음달 2일 국회에 제출하는 내년도 국방 예산안에는 광복 및 해군 창설 80주년 국제관함식 예산 40여억원이 반영돼 있다.

이 행사의 개최 시기는 광복 80주년(8월15일)이나 해군 창설 80주년(11월11일)이 아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가 열리는 내년 5월 말로 정해졌다.

해군의 국제관함식 개최는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해군은 이번 국제관함식을 부산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해양 방위산업 전시회인 MADEX와 연계해 성대한 규모로 개최할 것으로 구상하고 있다.

초청 대상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우방 및 방산협력국이 초청될 예정이다. 과거 사례로 볼 때 미국, 일본, 호주, 중국, 캐나다, 영국,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수십개국이 초청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해상자위대도 매번 국제관함식 초청 대상이었다. 1998년과 2008년에 우리 해군이 개최한 국제관함식에는 자위함기를 단 일본 함정이 참가하기도 했다.

앞서 2018년 제주에서 개최된 해군 주최 국제관함식 때도 일본 해상자위대는 초청 대상이었지만 ‘욱일기 논란’ 끝에 해상자위대 함정은 참가하지 않았다.

당시 문재인 정부에서 국민의 욱일기에 대한 거부감을 고려해 관함식의 하이라이트인 해상 사열 때 욱일기 형상의 자위함기를 게양하지 말 것을 여러 경로로 요구했지만, 일본 측에서 자국 법규에 따르면 해상 자위대 함정은 자위함기를 게양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한미일 및 한일 안보 협력을 중시해온 윤석열 정부의 경우 욱일기 논란이 불거지더라도 자위함기를 단 일본 함정의 우리 해군 주최 국제관함식 참가를 막지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자위함기 게양 논란이 한일 안보 협력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겠다는 게 현 정부의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현재 국가안보실장 겸직)은 지난달 28일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 후 현지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자위함기를 단 일본 함정의 국내 입항에 대해 “김영삼 정부부터 시작해서 이후 각 정부에서 입항해왔다”며 “자위함기가 일본 해상자위대의 공식 깃발이라는 것이 국제관례로 인정된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며 역대 정부가 해 온 대로 국제관례를 따르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채령 기자 chae@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