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변덕에 진땀 흘리는 유럽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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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영국 런던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렸을 때의 일이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도널드 트럼프는 나토 회원국들 가운데 영국 불가리아 에스토니아 그리스 라트비아 폴란드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8개국 정상만 따로 점심식사에 초대했다.
현재 나토 회원국 가운데 GDP 대비 국방비 비율이 3% 이상인 나라는 미국 폴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그리스 5개국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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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영국 런던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렸을 때의 일이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도널드 트럼프는 나토 회원국들 가운데 영국 불가리아 에스토니아 그리스 라트비아 폴란드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8개국 정상만 따로 점심식사에 초대했다. 이들은 미국과 더불어 국방비로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쓴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실제로 백악관은 이 모임에 ‘2% 국가들 오찬’이란 다소 어색한 이름을 붙였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유럽 주요국이자 나토에서도 비중이 큰 나라들이지만, 방위비 지출이 GDP 대비 2%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초청 대상에서 제외됐다. ‘미국의 동맹들이 나토에 더 큰 기여를 해야 한다’는 트럼프의 생각이 얼마나 확고한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나토에 관한 트럼프의 발언 수위는 점점 올라가고 있다. 지난 2월 유세 도중에 한 말이 시발점이었다. 그는 “나토 회원국들이 방위비를 충분히 부담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가 공격해도 돕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러시아의 공격을) 부추기겠다“고 덧붙였다. 며칠 뒤에는 “내가 백악관에 복귀하면 방위비 지출 목표를 충족하지 못한 나토 회원국을 지켜주지 않을 것”이라고 또다시 엄포를 놓았다. 나토 회원국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럽 국가들이 발칵 뒤집힌 것은 당연했다. ‘돈을 안 내면 러시아에 제물로 바치겠다니, 이것이 미국 대통령이 할 소리인가.’ ‘지금처럼 미국만 믿고 있다가는 큰일나겠다. 당장 자주국방에 나서야 한다.’ 유럽 대륙에 말 그대로 비상이 걸렸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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