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 베낀 새 의학드라마 두고 마이클 크라이튼재단 워너브러더스 고소
주라기 공원 등의 크리에이터로 워너사 거액 벌어 줘
작고후 저작권 특약 위반.. 부인 셰리가 워너TV 고발
[로스앤젤레스=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천재적인 크리에이터로 인기 의학드라마 'ER'과 '주라기 공원'등을 창안해 낸 마이클 크라이튼의 재단이 워너 브러더스TV가 ER의 거의 베끼다시피 한 새 의학 드라마 "더 핏"을 제작하는 것이 불법이라며 워너사를 상대로 제작 ·방영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크라이튼의 부인이며 재단 대표인 셰리 크라이튼은 새 드라마의 방영을 앞두고 그 작품이 "ER"의 속편, 또는 복사판이나 마찬가지라며, 특히 장소와 일부 요소만 바꿨을 뿐 주연 배우와 스테프들까지 ER의 사람들을 데려다 쓴 것도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새 연속극이 사실상 "ER"의 불법 복제판이나 같다고 문제를 제기한 뒤 그 동안 워너브러더스TV가 크라이튼 재단과의 저작권 및 제작관련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아무런 합의 없이 새 연속극의 시리즈를 제작했다는 것이다.
새 드라마 "더 핏"은 ER의 시카고 대신에 피츠버그를 무대로 했고 ER의 드라마 250편에서 존 카터 역을 했던 노아 와일이 주연을 맡았다.
게다가 ER에서 제작진으로 활동했던 기획 프로듀서 존 웰스와 TV총괄 프로듀서 R. 스캇 겜밀도 동원되었다. 두 사람도 이번 소송에서 피고로 지명되었다.
마이클 크라이튼은 ER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주라기 공원'과 '웨스트 월드' 등 크리에이터로 이름을 날리고 있어서 ER시리즈를 계약할 때에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저작권법상의) 동결권 조항이 붙어 있었다.
이 조항에 따르면 워너사는 크라이튼의 동의 없이는 ER의 내용이나 인물, 제작진, 후속편, 복사판, 리메이크 등 어떤 관련 제작물도 제작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그 권한은 2008년 그가 암으로 사망한 뒤에는 크라이튼 재단이 보유하고 있다.
셰리 크라이튼은 AP통신에 보낸 서한에서 "워너브러더스가 영화와 드라마 산업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풍성한 자산을 보유하고 그 회사와 동업으로 수십억 달러를 벌게 해줬던 크라이튼에게 까지 이런 짓을 할 수 있다면, 앞으로 미국의 어떤 크리에이터도 안전하게 작업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래 자신은 법정 소송 같은 대책을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크라이튼과의 계약은 반드시 지켜야 하며 그의 지적 재산권과 문화적 유산은 반드시 보호 받아야 한다고 그녀는 강조했다.
이번 소송은 27일 로스앤젤레스 고등법원에 접수되었다. 그 신청 내용은 방송사가 새로운 의학 시리즈의 제작을 중단해야 하며 크라이튼에 대한 피해 보상 등을 해주도록 법원이 명령해 달라는 것이다.
소장에 따르면 워너사는 셰리 크라이튼이 모르고 있는 동안 2020년부터 HBO의 스트리머인 맥스(Max)를 위해 "ER"의 속편을 개발해왔다.
2022년 이 사실을 알게 된 셰리 크라이튼은 재단과 함께 협상에 나서서 크라이튼이 받지 못한 500만 달러의 저작권료를 요구했다.
하지만 협상은 결렬되었고 모든 후속 논의도 중지되었기 때문에 이번 소송으로 후속 드라마의 모든 개발과 제작 역시 중단되어야 했다.
하지만 이후로도 워너사의 제작은 계속되었고 "더 핏"은 올해 3월 제작 발표를 했다. 방영 날짜 만은 아직 공표되지 않았다.
크라이튼 측 변호사들은 소장에서 " 더 핏은 ER이다. ER비슷한 것도 ER과 같은 종류도 ER을 닮은 것도 아닌 ER 그 자체다. 같은 기획자와 같은 PD, 같은 배역과 같은 제작사, 영화사, 네트워크를 통해 제작된 ER의 복제품 그 자체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워너브라더스가 이 전에도 크라이튼의 명의나 권리를 "지워버리기 위해" 2016년부터 꼼수를 써왔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워스트월드"의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크리에이티드 바이"(created by)크라이튼이나 크라이튼 작품을 "기초로 한( based on)" 등의 표현을 슬며시 지워서 내보냈다는 것이다.
워너사는 그러나 이번 소송에 대해서 아직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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