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없숲' 고민시 "'보기 드문 코리안 비치'라는 평가가 제일 좋았다" [인터뷰]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2024. 8. 2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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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고민시 / 사진=넷플릭스

"기억에 남는 댓글 중에 '보기 드문 코리안 비치'라는 해외 팬 반응이 제일 좋았어요."(웃음)

배우 고민시가 정말 보기 드문 나쁜 얼굴로 대중을 놀라게 했다. tvN '서진이네2'의 풋풋했던 막내 인턴이, 화사하게 짓던 맑은 미소가, 한순간에 서늘하고 소름 돋는 광기로 물들었다.  

고민시는 최근 공개된 넷플리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극본 손호영, 연출 모완일)에서 사이코패스 성아를 연기하며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나섰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한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물이다. 고민시는 극 중 수상한 손님 성아를 연기했다.

성아는 어느 여름날, 숲속에 있는 영하(김윤석)의 펜션에서 하루 묵게 되고, 그곳에서 잔악무도한 일을 저지른다. 이후 성아에게 영하의 펜션은 특별한 장소가 된다. 1년 뒤 다시 그곳을 찾은 성아는 더욱 집요해진 광기로 영하의 일상을 위협하고 평화로웠던 펜션을 지옥으로 만든다.

김윤석은 고민시와의 만남이 "행복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을 만큼 극 중에서 끔찍한 일을 겪는다. 고민시는 정처 없는 악을 지닌 성아를 치열하게 끌어안으며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의 그로테스크한 잔상을 남긴다. "캐스팅이 돼도 문제"라고 생각했을 만큼 스스로에게도 걱정이 많았던 배역이다. 아이즈(IZE)는 고민시를 만나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고민시 / 사진=넷플릭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가 공개된 후 시청자 반응은 어떻게 봤나요?

"순위권이 어떻게 올라갈지 해외 팬 반응이 궁금했어요. 기억에 남는 해외 팬 댓글  중 '보기 드문 코리안 비치'라는 반응이 참 좋더라고요. 매우 애착이 컸던 작품이다 보니까 저는 이 작품이 무척 만족스럽고 좋은데 보는 분들이 어떻게 느낄지 궁금했어요. 국내에서는 호불호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 것조차 시청자들의 다양한 생각이라고 느껴져서 다 좋았어요."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저와 같이 작업했던 감독님이나 배우 선배님들에게 연락이 많이 왔어요. '예고편 죽인다' '정말 재밌게 봤다'고들 말씀해 주셨어요. 제 캐릭터에 대해서는 '스펙트럼에 대해서 놀랐다'라며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 부분을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저희 부모님은 '진짜 재밌게 봤다' '무섭더라'고 하시면서 3번 봤다고 하더라고요."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요?

"다른 선배님들처럼 저는 선택된 게 아닌 감독님과 오디션을 봤어요.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저를 캐스팅하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디션 보던 날 한 번도 안 신었던 구두를 처음으로 신고 갔어요. 감독님께 구두가 예쁘다고 하셔서 '특별한 날에만 신는 거예요'라고 말했는데 제가 3초 동안 말을 하지 않고 구두를 쳐다보는 모습에서 유성아를 봤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모르는 모습에서 성아를 봤다면 감독님을 믿고 가자고 생각했어요."

극 중 모습이 굉장히 잔혹해요. 

"대본을 읽었을 때 이 캐릭터는 돼도 문제라고 생각했어요.(웃음) 한국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캐릭터잖아요. 외화를 보더라도 접하기 쉬운 캐릭터가 아니에요. 지금 나이에 이런 캐릭터를 필모그래피에 남길 수 있다는 점이 욕심났지만 두려웠어요. 캐스팅 확정 후 밤을 새워 가며 리딩을 준비했어요." 

레퍼런스 삼은 작품이나 인물이 있나요? 성아라는 인물을 어떻게 연구하며 만들어갔는지 궁금해요.

"조금이라도 비슷한 장르는 안 봤어요. 극 안에서만 캐릭터를 만들어가려고 했어요. 작품 안에서 찾으려고 했죠. 극 중에서 피부가 드러나는 의상을 많이 입는데 척추뼈나 몸의 근육들이 잘 드러났으면 했어요. 그 모습을 통해 동물적인 날것의 분위기가 드러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액션신을 할 때 척추뼈가 드러나서 기괴하게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운동을 정말 열심히 해서 살을 뺐어요. 하루에 계란 2개랑 조미김 정도 먹으면서 살을 뺐어요. 당시에는 배고픔을 못 느낄 정도로 현장에서 배부른 만족을 느꼈어요."

고민시 / 사진=넷플릭스

까다로운 배역인 만큼 성아를 연기하는데 특히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다면요?

"유성아가 빌드업해가는 과정에서 임팩트를 줘야 했는데 감독님이 '후반부에 작두를 타야 한다'고 하셔서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텅빈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해주셨죠. 성아가 다시 펜션을 찾았을 때 서서히 드러낸 본성을 폭발시켰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그런 부분을 찾는 데 오래 걸렸어요. 토마토 스파게티에 제 얼굴이 담가진 이후 유성아의 껍질이 벗겨진 거라고 생각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요?

"제 장면 중에서는 차에 걸터 앉아 '아저씨'를 외치는 신이 기억에 남아요. 그 장면이 성아의 에너지를 제대로 표출한 신이 아닌가 싶었어요. 원래 대사에는 '아저씨 대체 펜션은 언제 올 거예요'가 다예요. 이 장면을 임팩트 있게 하고 싶어서 고민을 하다가 결국 현장에 맡기자고 생각하고 아저씨를 여러 번 외쳤는데  감독님께서 만족하면서 쓰신 것 같아요."

김윤석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김윤석 선배님과의 호흡을 앞두고 두렵고 떨리기보다는 무척 기대됐어요. 현장에서 저에게 어떤 에너지를 주실지를요. 현장에서 공기를 교류하고 리액션과 리액션을 받아치는 기운이 정말 좋았어요. 극 중 설정 때문에 처음부터 선배님께 살갑게 다가가진 않았거든요. 김윤석 선배님이 웬만해선 칭찬을 안 해주시는데 수영장 신을 찍고 나서 등을 토닥여주신 게 내일 촬영할 수 있는 큰 힘이 됐어요. 조언보다는 믿고 바라봐 주시는 스타일이에요."

넷플릭스에서 '좋아하면 울리는' 시리즈 2편, '스위트홈' 시리즈 3편 그리고 이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까지 많은 작품을 하며 '넷플릭스의 딸'이라는 애칭이 생겼어요.

"넷플릭스에는 많은 따님과 아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효녀가 되고 싶습니다."(웃음)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남은 작품인가요?

"20대의 마지막과 30대의 시작을 함께한 작품이라 애정이 많아요. 연기적으로도 작품적으로도 모두 저에게 엄청난 지표가 된 작품이에요. 정말 사랑했던 현장이에요.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다음이 궁금해지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저를 질려하지 않으시도록 노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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