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터 던지다가 툭..” 슬라이더 추가한 임찬규, 피치컴 안쓰는 이유는? “옛날 야구가 좋아”
[잠실=뉴스엔 안형준 기자]
임찬규가 또 하나의 무기를 추가했다.
LG 트윈스는 8월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날 LG는 6-1 승리를 거뒀다.
선발등판한 임찬규는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8승에 성공했다. 임찬규는 2년 연속 10승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임찬규는 이날 경기 호투 비결로 슬라이더를 꼽았다. 그동안 '주무기'가 아니었던 슬라이더를 이날 레퍼토리에 추가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임찬규는 "사실 팔을 풀 때까지만 해도 슬라이더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동원이 형이 1회 로하스에게 슬라이더를 던진 뒤 '슬라이더로 키를 잡자'고 했다"며 "그래서 믿고 던졌다"고 밝혔다. 게임 플랜을 세울 때까지만 해도 계산에 없던 공이었지만 포수의 직감으로 바꾼 운영이 제대로 맞아떨어진 것이다.
임찬규는 "원래는 커터라고 던졌는데 한화전에서 커터를 '툭' 던졌더니 슬라이더 형식이 되더라. 세게 던지면 커터가 되고 툭 던지면 슬라이더가 된다. 그걸 섞어서 두 가지 구종을 다 던지고 있다"고 밝혔다.
원래 포심과 커브, 체인지업의 세 가지 구종을 주로 섞는 임찬규다. 세 가지 구종만으로는 한계를 느껴 슬라이더를 추가하려고 몇 년 동안 노력을 했지만 잘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커터를 구사하다가 얻은 깨달음으로 이제는 슬라이더까지 장착할 수 있게 됐다.
임찬규는 "원래 초구 직구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2구째 커브를 주로 던졌다. 그러다보니 2구에 높은 슬라이더를 던지면 타자들이 커브인 줄 알고 커브 타이밍에 휘두르더라. 물론 이것도 간파가 되겠지만 아직은 잘 되고 있다. 배정대를 상대로 약했는데 오늘 이렇게 삼진을 잡으면서 '이런 방법도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낀 경기였다"고 웃었다.
염경엽 감독은 임찬규를 두고 '손 끝 감각'이 타고난 투수라고 평가했다.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감각을 가진 선수라는 것. 염 감독이 높게 평가한 임찬규의 '손 끝 감각'은 새 구종을 장착하는데도 크게 작용했다. 커터에서 슬라이더를 파생시킨 것 뿐 아니라 팀 동료들의 노하우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임찬규는 "엔스가 알려준 그립으로 슬라이더를 던져왔다. 난 그 그립이 편했다. 그리고 에르난데스가 스위퍼를 던지는데 엔스의 슬라이더 그립으로 에르난데스가 스위퍼를 던지는 느낌으로 던져보니 잘 되는 것 같다. 내가 던지는 공이 스위퍼는 아니지만 뭔가 하나를 더 배운 것 같다"고 웃었다. 그야말로 타고난 감각이었다.
평소 야구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는 임찬규는 각종 지표와 이론도 섭렵하는 투수다. 누구보다 새로운 야구를 빠르게 받아들일 것 같은 이미지의 선수. 하지만 의외로 '올드스쿨'을 고집하고 있었다.
올시즌부터 각 구단에서 사용을 시작한 피치컴을 임찬규는 쓰지 않고 있다. 피치컴을 사용하는 일부 투수들은 자신이 포수를 향해 사인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임찬규는 "ABS도 그렇고 피치클락도 그렇고 피치컴도 그렇고 사실 나는 잘 모르겠다. 나는 '옛날 야구'가 좋은 것 같다. 그래서 그냥 사인을 주고받는 것이 좋다"고 웃었다.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임찬규는 "피치컴이 잘 안들리는 경우도 많지 않나. 잘 안들려서 그걸 들으려고 하다보면 오히려 리듬이 깨질 것 같다. 내 템포가 바뀌게 될 것 같다. 난 어차피 사인을 보고 던져도 시간(피치클락) 안에 공을 다 던질 수 있다. 그냥 동원이 형을 믿고 사인을 보고 던지는 게 더 좋다. 나는 (유)강남이와 했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90% 이상은 포수의 사인을 따라가는 편이다. 내가 정말 자신없는 공일 때만 사인을 바꾼다. 그냥 내 루틴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사진=임찬규)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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