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개시 15분 전 제대로 허 찔린 헤즈볼라…살얼음판 중동의 핵심 변수는 [스프]

김혜영 기자 2024. 8. 2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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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빽]

현지시각 25일 새벽 4시 45분쯤,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선제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헤즈볼라가 자신들 고위급 지휘자인 푸아르 슈크르를 암살한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하기 불과 15분 전의 일입니다. 이스라엘은 전투기 100여 대를 동원해 헤즈볼라의 로켓·미사일 발사대 1천 곳 등을 선제 타격했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과 드론 등 약 320발을 발사했습니다.

양측은 서로 자신들이 승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인명 피해가 1명 사망, 2명 부상뿐이라며 헤즈볼라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아냈다고 했고, 헤즈볼라는 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텔아비브 인근 군사 정보 기지를 파괴하는 등 1단계 보복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Benjamin Netanyahu)ㅣ이스라엘 총리
우리는 헤즈볼라를 놀라운 강도로 타격하고 있습니다. 3주 전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을 제거했고, 오늘은 그들의 공격 계획을 저지했습니다.
 
하산 나스랄라(Hassan Nasrallah)ㅣ헤즈볼라 사무총장
우리 관점에서 이번 공격 결과가 충분치 않다면 다음번 또 다른 공격에 나설 것입니다.

이란도 하마스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자국 영토에서 암살한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예고했는데, 이란의 보복은 아직 3주가 넘도록 실행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압바스 아락치ㅣ이란 외무장관
저항 축에 있는 모든 단체와 국가들에 대한 우리의 지지는 불변의 원칙이며 우리는 반드시 이 기본적인 정책을 계속할 것입니다.

이란이 전면전을 감수하고 대규모 공세에 나설지 등을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 향후 중동 정세에 영향을 줄 핵심 변수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핵심 변수 1.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협상

우선 첫째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을 꼽을 수 있습니다.
 
성일광ㅣ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대우교수
중동 지역이 좀 안정화되려면 첫 단추는 가자지구 전쟁 휴전 그다음에 휴전에서 종전 이것이 선행돼야 됩니다.

최근 결렬된 카이로에서의 협상을 포함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은 지난 수개월간 간헐적으로 이뤄져 왔습니다. 일시적으로 교전을 멈추거나 인질·수감자를 일부 맞교환한 적은 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휴전 합의'를 한 적은 없었는데, 이유는 핵심 쟁점에서 양측의 이견이 계속됐기 때문이었습니다.

초기 협상만 해도 주로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서로 어느 정도의 비율로 맞교환할 것인가', 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수감자들 가운데 누구를 선별적으로 석방시킬 것인가', 즉 인질 교환의 비율과 세부 사항이 핵심 쟁점이었는데, 이 쟁점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의 '필라델피 회랑'이라는 곳, 여러 물자뿐 아니라 하마스의 무기도 들여오는 이 통로에 '휴전 이후에도 이스라엘군을 계속 주둔시킬 것이냐', '주둔시킨다면 어느 정도의 규모로 할 것이냐', 그리고 '가자 주민들이 북부로 이동할 때 하마스 무장대원이 섞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넷자림 회랑이라는 곳에서도 이스라엘군이 검문을 할 것이냐' 등 약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거론된 적 없던 새로운 내용들이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인남식ㅣ국립외교원 교수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만약에 이 라파 국경지대의 필라델피에서 자기들이 지금 다 나가버리면 결국은 제2, 제3의 10월 7일 사태가 일어난다. 그러니까 이거는 우리가 못 놓겠다 이 싸움이 돼버려서 어젠다 그러니까 협상의 쟁점 자체가 굉장히 전술적인 쪽으로 와버렸죠.
 
장지향ㅣ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
(이스라엘로선) 하마스를 멀쩡한 나의 협상 대상자로 여기기에는 이 휴전안이 이스라엘에게 너무 불리한 것 같으니 갖고 나온 게 필라델피코리도(필라델피 회랑), 이런 데에서는 우리가 적어도 컨트롤은 할 수 있도록, 남아 있도록 해달라라고 하면서 새로운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휴전 협상에는 당사자인 이스라엘, 하마스는 물론이고 미국, 그리고 카타르, 이집트도 적극 중재에 나서는 상황인데, 각국이 가진 협상의 목표와 끌고 가려는 방향이 미묘하게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서로 입장차를 잘 조율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도 호응하는 안을 만들어낼지도 관건입니다.
 
인남식ㅣ국립외교원 교수
이집트 같은 경우에는 국경의 안정화가 가장 중요한 이슈가 돼 있는 거죠. 카타르 같은 경우에는 하마스 또는 탈레반 같은 이런 무장 투쟁 집단을 자기들이 보호함으로써 외교적인 하나의 입지를 구축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어떤 목소리를 내려고 할 거예요.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러다 보니까 협상 중재를 맡은 나라들 간에도 미묘한 입장 차이가 분명히 있을 거고...

핵심 변수 2. 미국 대선

둘째, 미국 대통령 선거도 핵심 변수입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도 하차하기 직전, 그러니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더 높게 관측되던 상황에서는 공세적으로 상황을 이끌어갔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에 보여줬던 여러 중동 현안의 대응 방식이 팔레스타인보다는 이스라엘에 상당히 유리했기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로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기를, 그래서 자신의 '강공' 기조에 날개를 달아주기를 희망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역전에 성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네타냐후 총리로선 지금과 같은 미국 민주당 행정부의 조속한 휴전과 종전 요구, 과거 트럼프 행정부 때와는 다른 접근법으로 사태를 해결하라는 요구에 직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인남식ㅣ국립외교원 교수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바라고 있는, 아마 그럴 거라고 예측되는 네타냐후 입장에서는 선거 국면이 그렇게 흘러가기를 바라겠죠. 굉장히 협상 조건을 높게 가져가면서 자기들의 입지를 강화시키려고 했을 텐데 만에 하나 이렇게 가다가 해리스가 당선이 된다고 했을 때는 그다음에는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라 그 상황 관리를 어떻게 할지 그 위험 회피를 어떻게 할지가 앞으로 관건일 것 같아요.
 

핵심 변수 3. '저항의 축' 대응 수위

셋째, 소위 '저항의 축'으로 불리는 이란과 친이란 무장세력들의 향후 대응 수위도 관건입니다. 저희에게 자문해 준 전문가들은 이란이 3주 전 공언한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에 나서더라도 전면전 확전은 피하려 할 가능성을 높게 봤는데, 그 근거로는 이란의 악화한 경제 사정과 녹록지 않은 정치 상황, 그리고 이스라엘과 미국 등의 수위 높은 보복을 감당해 낼 여력이 없다는 점 등을 꼽았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혜영 기자 kh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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