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패패패승패패패' 참담했던 안경 에이스의 몸부림…"새벽까지 영상 보고, 거울 보이면 투구 폼 잡고"

김민경 기자 2024. 8. 2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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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 ⓒ 롯데 자이언츠
▲ 롯데 자이언츠 포수 손성빈(왼쪽)과 박세웅 ⓒ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사직, 김민경 기자] "투수코치님들께서 원정 경기 같은 경우에도 끝나고 새벽까지 같이 영상을 봐주셨다. 약간 강박처럼 거울만 보이면 투구 폼을 잡아보고 그랬던 것 같다."

'안경 에이스' 박세웅(29, 롯데 자이언츠)은 올해 유독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특히 최근 고충이 심했다. 박세웅은 지난 6월 27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서 6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6승(11-2 승리)째를 챙긴 이후 더는 승리를 수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부터 지난 21일 광주 KIA전까지 8경기에서 3패만 떠안았고, 팀은 1승7패에 그쳤다. 지난 2개월 동안 박세웅만 등판하면 롯데가 지는 패턴이었으니 선수 본인은 참담할 수밖에 없었다.

부진하기도 했고,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운이 따르지 않기도 했다. 박세웅은 팀이 1승7패에 그쳤던 8경기에서 44이닝, 평균자책점 6.34에 그쳤는데, 퀄리티스타트를 챙긴 경기가 3차례 있었다. 지난달 18일 울산 두산전에서는 8이닝 3실점으로 완투패(2-3 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박세웅은 27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7이닝 96구 3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며 3-1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세웅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은 타선이 터지지 않아 패전 위기에 놓였었는데, 고승민과 빅터 레이예스, 윤동희, 정보근 등이 뒷심을 발휘해 주면서 경기를 뒤집었다. 박세웅의 7이닝 역투가 없었다면 막판 뒤집기도 불가능했다.

공격적인 투구가 주효했다. 박세웅은 이날 공 96개를 던지면서 볼 33개를 기록했다. 0-0으로 맞선 7회초 선두타자 노시환에게 볼넷을 내주는 바람에 선취점을 뺏기긴 했으나 전반적인 투구 내용 자체가 좋았다. 직구(32개)와 슬라이더(35개) 위주로 던지면서 포크볼(14개)과 커브(9개), 체인지업(6개) 등을 섞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9㎞까지 나왔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경기 뒤 "오늘(27일)은 선발 박세웅이 그간의 부진을 딛고 7이닝 1실점으로 정말 좋은 투구를 해줬다. 박세웅이란 이름에 걸맞은 투구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세웅은 "7회에 점수를 주는 상황 말고는 전반적으로 다 좋았던 것 같다. 아웃카운트도 빨리 늘려 갔던 것 같고, 이닝도 나름 잘 끌고 가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상궤도로 올라오기 위해 몸부림쳤던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박세웅은 "계속 잘 던지고 부진하고를 거듭하면서 조금 생각이 많았다. 투수코치님 두 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투수코치님들께서 원정 경기 같은 경우 끝나고도 새벽까지 같이 영상을 봐주시고, 같이 대화하면서 문제점을 찾아보려 노력했다. 나 역시도 사실 이런 부진을 탈출하기 위해서 약간 강박처럼 거울만 보이면 투구 폼도 잡아보고, 길을 가다가도 막 그랬던 기억이 난다"고 이야기했다.

▲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 ⓒ 롯데 자이언츠
▲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 ⓒ 롯데 자이언츠

공격적인 투구를 주문한 김 감독의 조언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박세웅은 "지난 경기를 던지고 감독님께서 시도를 계속 해보라고 말씀해 주셨다. 3구 삼진도 시도해 보고, 4구 안에 타자랑 승부하는 것도 시도해 보라고. 그런 것들을 많이 생각하면서 오늘(27일) 경기에 나섰는데 팀이 중요한 경기에서 또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는 데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분 좋은 것 같다. 타자를 속이려고 하기보다는 빠른 승부를 하려 했다. 한순간에 그렇게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최대한 해보려고 노력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는 시즌 성적 52승61패3무로 8위에 머물러 있다. 5위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포기하기는 아직 이르다. 7위 한화, 6위 SSG와는 2경기차로 좁혔고 5위 kt와도 3경기차로 아직은 가시권이다. 박세웅이 이날 호투를 펼친 덕분에 롯데는 막판 추격의 불씨를 살릴 수 있었다.

김 감독은 롯데가 끝까지 5강 싸움에 뛰어들려면 박세웅이 앞으로는 에이스답게 팀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투수가 외국인 둘 빼고는 선발이 거의 임무를 못 해주고 있다. 앞으로 박세웅이랑 (김)진욱이가 선발에서 어느 정도로 더 던져주느냐에 따라서. 남은 경기에 많은 승패가 두 선수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 정도로 중요하다. (앞으로 일주일에) 4승2패씩은 가야 한다. 그래서 기대한 것보다 (박)세웅이가 아쉬운 것이다. 세웅이가 남은 경기에 몇 번 들어갈지 모르겠지만, 세웅이가 얼마나 해주느냐에 따라서. 세웅이가 경기를 잡으면 분위기를 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세웅은 책임을 통감하고 있었다. 그는 "아무래도 내가 작년만큼 성적만 냈어도 우리가 조금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을 것 같다. 그런 점이 조금 많이 아쉬운 것 같다"고 했다.

숱한 노력에도 박세웅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그는 "야구에 해답은 없는 것 같다. 내가 그 해답을 찾는다고 바로 좋은 피칭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해답이 있었다면 모두가 좋은 피칭 좋은 타격을 할 것이다. 해답은 야구 유니폼을 벗을 때까지 찾아가야 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어 "다음 경기도 이번 경기를 준비했던 것처럼 준비하려 한다. 한 경기 좋았다고 선수로서 준비해야 할 점들을 방심하지 않고 더 철저하게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 가을야구를 염원하는 롯데 자이언츠 팬들 ⓒ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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