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 사망률도 낮추는데…한국 아직 걸음마

배규민 기자 2024. 8. 2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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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는 이미 보험업권의 외부 데이터 결합 활용 사례가 다양하다.

한국에서도 공공의료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상품·서비스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박희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은 취약 계층에 보험 가입 승인과 보장 범위 확대, 보험료 할인 등을 위한 초석이 될 수 있다"면서 "한국은 이미 공공의료데이터 가용성과 거버넌스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으면 잠재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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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데이터가 미래다]②EU 내년부터 자동차 등 사물인터넷 데이터 개방
해외 공공의료데이터 민간 보험사 활용 사례/그래픽=이지혜

해외에서는 이미 보험업권의 외부 데이터 결합 활용 사례가 다양하다.

일본은 일본의료데이터센터로부터 정보를 받아 건강나이 기반의 상품을 개발했다. 가령 호적상 나이는 65세지만 다양한 지표를 통해 분석한 결과 건강나이가 50세라면 그 나이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출하는 등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보험상품이 가능하다.

미국은 민간보험사가 의료데이터 분석을 통해 치료 시기가 지연된 환자들을 자동 감지하는 고위험 환자 사전 예측 서비스를 제공한다. 의료데이터를 통해 파열된 복부대동맥류에 의한 사망률 중 25%가 복부대동맥류에 조기 치료 실패로 인한 것을 분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험 가입자 중 복부대동맥류 환자 6275명에서 치료가 필요한 위험환자 1581명을 발견해 적절한 조처를 하도록 안내하기도 했다.

유병자 상품 개발은 가장 많이 활용되는 부분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에이즈와 당뇨가 있어도 꾸준히 관리하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활용해 이들이 가입할 수 있는 사망·장애 보험 보장상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자동차 데이터 활용도 속도를 내고 있다. EU(유럽연합)는 커넥티드카 등 사물인터넷을 통해 발생하는 데이터의 활용·전송 권한이 소비자에게 있음을 명확히 하는 데이터법을 도입해 내년 9월12일부터 시행한다. 가령 현재 농업용 트랙터 데이터는 트랙터 제조업체만 데이터를 축적·보유했는데 앞으로는 농가, 관련 사업자 등에 개방된다. EU는 관련 법 도입을 통한 혁신 서비스 창출로 2028년까지 2700억 유로(약 400조원)의 추가 GDP(국내총생산)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에서도 공공의료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상품·서비스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박희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은 취약 계층에 보험 가입 승인과 보장 범위 확대, 보험료 할인 등을 위한 초석이 될 수 있다"면서 "한국은 이미 공공의료데이터 가용성과 거버넌스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으면 잠재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를 위해 정보보호 체계에 대한 홍보·안내 강화와 사회적 신뢰 제고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정보 주체에 이익 배분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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