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8번타자에게 일부러 볼넷을 줬다고? 임찬규를 LG 역대 다승 4위로 만든 신의 한 수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투볼에 심우준 선수를 거르자고 바깥쪽에 앉아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그게 의아했죠."
위기를 극복한 임찬규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 한 사인. 그러나 박동원은 계획이 있었다.
LG 트윈스는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경기에서 0-0으로 맞선 2회초 1사 만루 위기를 극복하면서 분위기를 잡았다. 이어진 공격에서 나온 상대 실책에서 비롯된 2득점은 보너스였다. LG는 kt를 6-1로 꺾었다. 이날 잠실에서 시작해 30일 수원에서 막을 내릴 kt와 4연전의 첫 경기를 잡았다.
선발 등판한 임찬규의 몫이 컸다. 임찬규는 6이닝 동안 92구를 던지면서 3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 볼넷 3개 가운데 하나는 사실상 고의4구나 마찬가지였다. 2회 황재균에게 안타, 배정대에게 볼넷을 내준 뒤 희생번트로 아웃카운트를 하나 잡았다. 주자는 모두 득점권에 배치됐다. 1사 2, 3루에서 만난 상대는 심우준. 볼카운트 2-0이 되자 포수 박동원은 다음 타자와의 승부를 택했다.
임찬규는 9번타자 조대현을 2루수 병살타로 막고 1사 만루 위기를 벗어났다. 여기서 실점하지 않은 임찬규는 그대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8승, 통산 73승을 기록했다. 73승은 MBC 청룡과 LG 트윈스 역사를 통틀어 다승 공동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노송' 김용수 전 코치가 126승으로 1위고, 이어 정삼흠 전 코치(106승)와 김태원 전 코치(85승)가 3위다. 그 바로 뒤에 임찬규와 케이시 켈리(신시내티 레즈)가 '야생마' 이상훈 해설위원의 71승을 넘어 공동 4위에 자리하고 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임찬규는 박동원의 이 결정에 대해 "처음에는 의아했다. 8번타자인데 여기서 거르면 대량 실점으로 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나중에 물어보니 '1점을 주면서 아웃카운트를 잡을지, 1점도 안 주고 가야할지 생각했는데 점수를 안 주고 싶었다'고 했다. 타구 코스도 좋았고 신민재 수비도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박)동원이 형 리드가 너무 좋았다"고 얘기했다.
또 "심우준 선수 상대로 초반에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으면 승부를 하려고 했다. 삼진 잡는 투구를 하려고 했는데 불리해지면서 다음 타자와 승부를 해보기로 했다. 조대현 선수에 대한 데이터는 없어서 확신을 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동원이 형 리드대로 갔고, 카운트가 불리해져서(볼카운트 3-1) 직구를 선택하기는 했지만 동원이 형의 선택이 옳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임찬규는 "사인은 동원이 형이 90% 내는 것 같다. (롯데로 이적한)강남이랑 했을 때도 강남이가 거의 다 했다. 내가 자신 없는 공이 있을 때만 사인을 바꿔서 내고 대부분은, 거의 100% 동원이 형 리드라고 보시면 된다"고 말했다.
27일 경기에서는 박동원의 요구에 평소라면 적극적으로 던지지 않았을 구종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다. 임찬규는 "팔 풀 때 던지지 않았던 공인데 사인이 많이 나왔다. 슬라이더로 키를 잡자는 얘기를 나눴고 믿고 던졌다. 그 슬라이더가 좋은 효과를 내면서 범타가 많이 나온 것 같다"며 "원래 감독님도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라고 말씀하셨는데, 사실 구종가치가 마이너스라 슬라이더 던질 타이밍에 커브나 체인지업을 던지는 편이었다. 오늘은 운이 작용한 것 같다. 앞으로 많이 던지면 또 맞는 날이 올 텐데 비율을 적절하게 섞으면서 당일 좋은 공을 많이 쓰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6개의 탈삼진 가운데 하나, 4회 배정대를 돌려세운 공이 슬라이더였다. 임찬규는 "배정대 선수에게 굉장히 약했다. 커브랑 체인지업이 다 방망이에 걸렸는데 그 공(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았다. 이런 방법도 있구나 하는 공부가 됐다"고 얘기했다.
박동원의 적극적인 사인에 앞서 디트릭 엔스와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도움이 있었다. 임찬규는 "엔스 선수가 알려준 그립으로 오래 던졌고, 여기에 에르난데스가 스위퍼를 던지는 느낌이 가미된 것 같다. 하나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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