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입학생 3명중 1명 서울 출신…“교육열 때문에 서울 집값 급등”
서울대 진학생 중 서울과 강남 3구 출신 비중 커
“로스트-아인슈타인 현상 줄여 구조적 사회 문제 극복을”
이창용 총재 “SKY 교수님 결단 통해 입시경쟁 완화하자”
한은은 입시와 관련한 소득·지역 쏠림현상과 불평등 문제가 현재 한국 사회의 여러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사교육비가 출발점이다. 지난해 전국 고교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를 보면, 월 소득 8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이 200만원 미만 저소득층의 2.6배 수준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1인당 사교육비가 읍면지역의 1.8배였다.
그결과 상위권 대학 진학률 차이로 나타났다. 서울대와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2018년 서울대 진학생 가운데 서울 출신과 강남 3구 출신은 각 32%, 12%를 차지했다.
한은은 상위권대를 향한 교육열이 수도권 인구 집중과 서울 주택 가격 상승을 유발할 뿐 아니라, 저출생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도권 인구 밀도가 높아지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양육비와 주거비 부담 탓에 출산 시기를 늦추거나 자녀 수를 줄이는 경향이 심해진다는 분석이다.
선발 학생의 하향 평준화 가능성은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게 한은 분석이다. 서울대 19학번 학생들의 대학입학후 학기별 성적을 비교해본 결과 지역·기회균형 전형 입학생과 일반 전형 입학생간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지역별 비례 선발제를 도입하면 입학 정원 대부분에 적용돼 낙인 효과가 적고, 대학이 신입생 선발 기준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학 내 지역적 다양성을 확보해 사회적으로 포용적으로 공평한 사회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서울에 집중된 입시경쟁을 지역적으로 분산시켜 수도권 인구집중, 서울 주택가격 상승, 저출산과 만혼 등의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이동원 한은 미시제도연구실 실장은 “진학률이 잠재력 기준 진학률에 근접해 ‘로스트-아인슈타인(잃어버린 인재)’ 현상을 줄일 수 있다”며 “인재는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관점 아래 이 제도를 통해 구조적 사회문제가 극복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심포지엄 폐회사를 통해 “구조적인 제약을 무시한 채 고통을 피하기 위한 방향으로 통화·재정정책을 시행한다면 부동산과 가계부채 문제가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 교수님들의 결단으로 변화가 시작돼 특정 지역에 몰린 사교육이 전국으로 분산되고, 지방에서 입시를 위해 서울로 이주해올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과 ‘지역균형발전 정책과 교육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제로 공동 심포지엄을 열었다. 정민수 한은 조사국 지역연구지원팀 팀장은 “그간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지방)대도시 투자가 과소했다”며 “전국 광역시를 비롯한 소수 거점도시 집중 투자가 낮은 혼잡비용과 주변 지역에 대한 공간적 파급 효과 등으로 국가 전체에 더 큰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방거점도시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한 수도권집중 완화를 강조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고길곤 교수와 이진수 교수도 “균형발전에 관한 그동안의 법제는 광역시를 비롯한 지방 대도시 역차별로 작용해 수도권 인구 집중 완화에 대해 미진한 편”이라며 “향후 균형발전 전략이 광역시의 교육·의료·문화·교통 같은 정주요건 강화와 인구 요치를 통한 긍정적 파급효과의 확산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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