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하면서 이렇게 쫄아본 적은 처음”···다름아닌, 천하의 최형우가 말했다[스경x비하인드]

김은진 기자 2024. 8. 28.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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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형우가 27일 광주 SSG전에서 1회말 결승 2점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최형우(41·KIA)는 “야구하면서 이렇게 쫄아본 것은 처음이었다”고 했다.

최형우는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1회말 2사 1루에서 홈런을 쳤다. 볼카운트 1-1에서 SSG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3구째 시속 125㎞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들어오자 그대로 받아쳐 우월 2점 홈런을 날렸다.

지난 6일 KT전에서 내복사근이 미세손상돼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치료와 재활을 한 최형우는 빠른 속도로 회복했고, 이범호 감독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타격 훈련과 실전 투입, 1군 복귀까지 예상보다 빨리 진행했다.

지난 19일 재검진 결과 손상 부위가 80%는 회복돼 타격 훈련을 해도 좋다는 소견을 받은 뒤 21일부터 기술훈련을 시작하며 모든 타격훈련을 정상소화한 최형우는 이틀 훈련 뒤 23일부터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가 실전을 소화한 뒤 이날 SSG전에서 1군에 복귀했다.

27일 광주 KIA-SSG전이 4회말 비로 중단돼 구장 직원들이 그라운드에 방수포를 덮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돌아오자마자 바로 자신의 자리인 4번 지명타자로 출전했고 1회 첫 타석에서 선제 2점 홈런을 쐈다. 시즌 20호 홈런으로 최형우는 28홈런을 쳤던 2020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한 시즌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무엇보다 이 홈런을 앞세워 KIA는 달려나갔다. 2회말 변우혁과 박찬호의 적시타를 더해 4-0으로 앞서나갔다.

이 소중한 홈런과 KIA의 리드가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는 위기가 왔다. KIA가 4-0으로 앞선 4회말 무사 만루에서 다시 득점 기회를 잡은 순간, 빗줄기가 너무 거세져 경기가 중단됐다. 무려 52분 간 그라운드에는 방수포가 덮인 채로 모두가 하늘만 올려다봤다.

최형우는 경기 뒤 “난 원래 경기하다 비 오면 그냥 (라커룸) 안에 들어가서 휴대폰 보며 쉰다. 비가 오든가 말든가 하는 사람인데, 4회에는 와, 진짜··· 엄청 쫄았다. 완전 초조해하다가 내려놨었는데 30분쯤 지나니까 갑자기 비가 멈췄다. 진짜 하늘이 도와줬다”며 “내가 지금까지 야구 이렇게 오래 하면서, 내가 홈런 쳤을 때 비 온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노게임을 두려워하는) 그 마음을 이제 알겠다”고 웃었다.

KIA 선수들이 27일 광주 SSG전에서 강우콜드 승리를 거둔 뒤 인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최형우의 말대로, 하늘이 도와 KIA는 이날 승리했다. 4회말 무사 만루에서 52분 동안 중단됐다 경기를 재개한 뒤 KIA는 10-0으로 더 달아났고, 10-4로 앞선 채 6회초에 들어가려 할 때 다시 폭우가 쏟아졌다. 다시 32분 동안 중단된 경기는 결국 강우콜드로 끝나 KIA가 승리했다.

KIA는 외국인 1선발 제임스 네일의 부상으로 마운드 전력에 크게 약화되고 분위기가 추락한 상황에서 이날 경기를 치렀다. 부상에서 복귀한 최형우가 첫 타석부터 결승포를 치며 4년 만에 20홈런을 쳤고, 양현종이 4회에 52분이 중단된 가운데서도 다시 5회 마운드에 올라 불펜 소모 없이 강우콜드 경기 완투승을 거두면서 2년 만에 다시 10승을 했다.

팀이 위기감을 느낄 때 최형우가 돌아와 때린 홈런은 매우 소중하다. 최형우도 난생 처음 비에 쫄아붙게 만들 정도로 지금 KIA 선수들은 매우 간절하다.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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