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철 트리오 “우리 음악, 손흥민 선수가 꼭 들어줬으면”

이정국 기자 2024. 8. 28. 07: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재즈는 여전히 대중과 거리가 먼 음악이다.

멜로디가 뚜렷하지 않은데다 즉흥연주 바탕이다 보니 한번에 곡의 구조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

윤석철은 "재즈 팬은 소니 롤린스를 떠올릴 텐데, 곡에서 칭한 '소니'는 손흥민"이라며 웃었다.

이들 음악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여대 앞에 사는 남자'처럼 재즈 문외한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곡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규 앨범 ‘나의 여름은 아직 안 끝났어’ 28일 발매
윤석철 트리오 멤버 정상이(왼쪽부터), 윤석철, 김영진. 안테나 제공

재즈는 여전히 대중과 거리가 먼 음악이다. 멜로디가 뚜렷하지 않은데다 즉흥연주 바탕이다 보니 한번에 곡의 구조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꾸준히 대중과의 접점을 찾고자 노력해온 연주자들 덕에 생명력이 이어져오고 있다.

올해로 데뷔 15돌을 맞은 윤석철 트리오는 재즈 대중화에 힘쓴 대표 주자다. 피아니스트 윤석철, 베이시스트 정상이, 드러머 김영진으로 이뤄진 트리오는 자이언티, 백예린, 선우정아 등 대중음악인과의 협업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자이언티 히트곡 ‘양화대교’에서 키보드를 연주한 이가 윤석철이다. 28일 새 정규 앨범 ‘나의 여름은 아직 안 끝났어’를 발매하는 이들을 지난 22일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첫번째 트랙 제목부터 눈에 들어왔다. ‘소니 네버 게츠 블루’(소니는 절대 우울하지 않을 거야). 재즈 음반이니 당연히 살아 있는 색소폰 전설 소니 롤린스를 향한 헌정곡인 줄 알았다.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윤석철은 “재즈 팬은 소니 롤린스를 떠올릴 텐데, 곡에서 칭한 ‘소니’는 손흥민”이라며 웃었다. 손흥민의 애칭 ‘쏘니’를 차용한 것이다. 그라운드를 질주하는 손흥민이 연상되는 유쾌하면서 긴박감이 느껴지는 곡이다. 그는 “해축(해외 축구) 팬이다. 작업이 안되고 힘들 때 손흥민 선수 경기를 보면서 힘을 얻는다. 늘 앞으로 나아가 골을 쟁취하는 손 선수에게 헌정하는 곡을 만들고 싶었다. 손 선수가 꼭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9년 ‘송북’ 이후 이번 정규 앨범을 내기까지 5년이나 걸렸다. 윤석철은 “중간에 미니앨범(EP)도 내고 각자 세션 활동을 하면서 보냈다. 그러다 보니 이제 정규 앨범을 내야 할 때가 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공백이 그렇게 길게 느껴지진 않는다”고 했다. 이들은 2022년 ‘한국전래동화’ ‘도사님 펑크’ 같은 실험적인 곡들이 수록된 미니앨범 ‘익숙하고 일정한’을 냈다.

이제 끝자락인 ‘여름’을 앨범 콘셉트로 잡은 이유가 궁금했다. 윤석철은 “개인적으로 여름을 싫어한다. 왜 싫어할까 생각해보니 마흔을 눈앞에 두고 에너지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아서였다. 주변에 여름을 즐기는 건강한 분들을 보면서 나도 여름을 다시 사랑하고 싶다는 동경이 일었다. 마지막으로 청춘을 붙잡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앨범과 같은 제목의 12분 넘는 연주곡 ‘나의 여름은 아직 안 끝났어’를 맨 마지막 10번 트랙에 배치한 이유도 여름(청춘)을 붙잡고 싶어서다.

타이틀곡 ‘너와 나는 같은 걸 보고 있었어’는 서정적인 스탠더드 곡이다. 소속사 안테나의 유희열 대표가 “제일 좋다”며 낙점했다. 이들 음악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여대 앞에 사는 남자’처럼 재즈 문외한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곡이다. 윤석철은 “재즈를 처음 들으려 하는 분들이 저희를 통해 입문했으면 좋겠다. 흥미를 느끼게 한 뒤 좀 더 깊은 재즈로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들은 가을 페스티벌 무대와 연말 단독 공연을 준비 중이다.

15년간 멤버 교체 없이 밴드를 유지해온 비결은 뭘까. ‘자주 보지 않는 것’이란다. “자주 못 보니 합주 전 한시간 동안 사회 이슈 등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정상이) “서로 바빠서 술자리를 만들려면 두달 전엔 약속해야 한다.”(김영진) 이 말을 듣던 윤석철은 “자주 안 만나는 게 장수의 비결”이라며 웃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