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예산 677조4000억원 ‘긴축재정’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내년 정부 예산안이 677조4000억원으로 짜여졌다. 총지출 기준 올해보다 3.2% 늘어난 수준으로, 2년 연속 고강도 긴축재정이다. ‘재정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나라살림살이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3% 이내 떨어졌다. 아낀 돈은 민생활력과 미래 도약을 위해 투입된다. 필수·지역의료 확충을 위해 5년간 10조원의 국가재정과 ‘10조원+a’의 건강보험 예산을 투자한다. 육아휴직급여는 최대 250만원으로 확대하고, 병장 봉급은 월 205만원으로 인상된다. 경제활력을 위해 반도체엔 4조3000억원 규모의 저리대출을 지원한다.
정부는 27일 오전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예산안이 9월 초 국회에 제출되면 각 상임위원회 및 예산결산특위의 감액·증액심사를 거쳐 오는 12월 확정된다.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정부의 총수입은 올해보다 39조6000억원 증가한 651조8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총지출은 20조8000억원(3.2%) 늘어난 677조4000억원이다. 이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올해 지출증가율(2.8%)보다는 상향됐지만, 정부가 예상하는 내년도 경상성장률(4.5%)에 못 미치는 ‘긴축재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총 24조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해 절감된 재원을 필수적인 사업에 투입했다”며 “약자복지의 확충, 경제 활력의 확산, 미래 대비 경제 체질 개선, 안전한 사회 및 글로벌 중추 외교 등 4대 분야를 집중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활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규모 반도체 투자에 대해 4조3000억원 규모의 저금리 대출이 공급된다. 올해 대폭 삭감됐던 연구·개발(R&D) 예산은 29조7000억원으로 증액됐다.
필수·지역 의료를 강화하는 데는 2조원이 투입된다. 중기적으로는 5년간 국가재정 10조원과 건강보험 재정 ‘10조원+α’를 투자한다.
국방예산은 사상 첫 60조원을 넘어섰다. 병사 월급이 병장 기준 205만원(내일준비적금 지원금 포함)으로 인상되면서 인건비가 총 22조8000억원으로 올라갔다.
금융감독원은 27일 가계대출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은행권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이 이미 자체적으로 수립한 연간 경영계획을 초과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NH농협은행을 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연간 경영계획 대비 가계대출(정책자금대출 제외) 증가비율은 150.3%에 달했다. 이들 은행 모두 가계대출 증가 수준이 계획을 초과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 시중은행은 연간 계획상 증가분의 4배 수준으로 이미 늘렸다. 19개 전체 국내은행으로 봐도 연간 경영계획 대비 가계대출 증가비율이 106.1%로 계획을 초과했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및 주택가격 회복 기대 등으로 지난 4월 이후 주택담보대출이 본격적으로 급증한 탓이다.
은행권은 이 같은 금융당국의 압박에 천편일률적인 대출 금리 인상에서 벗어나 주담대 한도를 줄이고 만기를 축소하는 등 자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선 상태다. 금감원은 일단 은행들이 추진 중인 가계대출 관리방안의 효과 및 적정성을 살펴보고 전국은행연합회 등과 대응방안을 함께 논의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이날 브리핑에서 은행권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총량 관리도 예고했다. 박 부원장보는 “연간 경영계획 대비 실적이 과도한 은행에 대해서는 내년 은행별 관리계획 수립 시 평균 DSR을 더 낮추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나아가 은행권 가계대출 제한정책의 풍선효과로 제2금융권인 보험을 비롯한 타업권에서 대출이 증가할 가능성에 대비해 모니터링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지역균형발전 정책과 교육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제로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과 공동 심포지엄을 열고 ‘입시 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방안’을 주제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발표에 나선 이동원 한은 미시제도연구실장은 과도한 입시경쟁이 사교육비 증가를 초래하고, 사교육비 부담이 결국 소득계층과 거주지역에 따른 진학률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실장을 비롯한 연구팀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고교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를 살펴보면 월소득 800만원 이상인 고소득층은 97만원을 써 저소득층(월소득 200만원 미만) 38만원의 2.6배 수준으로 조사됐다. 거주지별로도 차이는 발생했는데, 서울 평균은 104만원으로 읍·면지역(58만원)의 1.8배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소득 수준과 거주지에 따른 이 같은 사교육비 격차는 상위권대 진학률 차이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더불어 상위권대 입학생의 서울 출신 쏠림현상도 유발했다고 분석했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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