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은퇴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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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는 은퇴 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것이다.
한 번 가겠다고 마음먹으면 반드시 걷게 되는 그 길.
딸은 스페인어나 영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하지만 자기가 이해한 대로 열심히 받아 적고 궁금한 건 물어보면서 필자와 함께 수업에 참여한다.
또한 낯선 여행지에서 현지 사람들과 그들의 언어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친밀감은 물론 여행의 감흥을 곱절로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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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는 은퇴 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것이다. 한 번 가겠다고 마음먹으면 반드시 걷게 되는 그 길. 순례길은 필자가 필자에게 주는 은퇴 선물이다. 두 달간의 여정으로 800㎞를 걷고 또 걷다 보면 남은 삶을 좀 더 가치 있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그를 위해 필자는 올해부터 원어민선생과 일주일에 두 번 영상으로 스페인어 공부를 시작했다. 숙제를 못했거나 피곤한 날은 이런저런 핑계로 수업을 미루기도 하지만 가급적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필자가 수업을 하는 동안 초등학생 딸은 필자 옆에 앉아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딸은 스페인어나 영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하지만 자기가 이해한 대로 열심히 받아 적고 궁금한 건 물어보면서 필자와 함께 수업에 참여한다.
사실 요즘은 앱이 잘 돼 있어서 스마트폰만 있으면 세계 어느 나라를 여행해도 소통에는 문제가 없을 정도다. 간단한 사용 방법을 익히고 하고 싶은 말을 번역기에 돌리면 원하는 언어로 바로 번역해 준다. 심지어 이미지나 음악까지도 실시간 확인이 가능한 세상이다.
하지만 내가 입으로 내뱉는 말은 나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표정이나 느낌까지 듣는 이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비록 완벽한 문장이 아닐지라도 AI가 통역해 주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생생하다. 또한 낯선 여행지에서 현지 사람들과 그들의 언어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친밀감은 물론 여행의 감흥을 곱절로 높여준다.
스페인어를 공부하면서 필자의 꿈이 조금 커졌다. 순례길만 걸을 것이 아니라 스페인 전역을 여행하고, 또 멕시코와 남미도 가보고 싶다. 무엇이든 마음먹으면 못 할 게 없고, 안 될 게 없다. 한 단어 한 단어 천천히 익히면서 포기하지 않는다면 자연스레 스페인어로 소통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는 것을 믿는다.
새로운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세계의 확장으로 또 다른 나의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더불어 은퇴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심옥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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