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女 고충 “예비신랑 홀어머니 ‘합가’ 생각하신 듯…며칠째 계속 우셔”
네티즌들 ‘댓글 폭탄’에…女 “이 문제가 해결 안 되면 파혼하는 게 맞는 거 같아” 수긍
결혼을 앞둔 한 여성 A씨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예비신랑과의 사연을 토로한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28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어머니 합가문제'라는 제하의 글이 지난 25일 게재됐다. 해당 글은 3일도 채 지나지 않은 이날 오전 12시 5분 기준, 5만764 조회수를 돌파하며 '톡커들의 선택 랭킹' 카테고리에 배치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자신을 결혼을 앞둔 여자라고 소개한 작성자 A씨는 "(예비신랑과) 둘이서는 정말 죽도 잘 맞고 너무 제가 원하던 이상형이었다. 2년 반 만나면서 싸울 일도 없고 적지 않게 연애했지만 이런 사람이랑 살면 행복하겠다 싶었던 사람은 처음"이라며 "예비신랑은 여동생과 홀어머니가 있다. 효자란 거 알고 있었지만 나도 만약 홀어머니라면 이 정도는 했을 것 같아서 이해했고 오히려 나중에 저도 끝까지 책임질 것 같아서 듬직해 보였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예비신랑의) 여동생은 직장문제로 따로 살고 있고 어머니랑 예비신랑이 같이 살고 있다"며 "예비신랑이 독립 못한 게 아니고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남기신 빚을 정리하느라, 혼자면 외로우셔서 집을 팔고 빚을 갚고 정리해서 예비신랑이 사는 집으로 들어가셨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연애 때부터 어머니는 어떻게 할지 같이 고민을 많이 했는데 처음에는 '예비신랑이 현재 살고 있는 집은 어머니 살게 두고 따로 집을 구할까?' 했었다"면서 "현실적으로 예비신랑이 모은 돈은 다 그 집에 들어가 있어서 '제가 모은 돈+저희 집에서 지원해주는 금액'으로 집 구하고 다 해야 되는데 그건 좀 어려울 것 같았다. 결국 지금 예비신랑이 사는 집(2.6억)을 정리하고 어머니는 따로 작은 집을 구해드리고, 이 비용은 '어머니 남으신 돈+저희가 7000만원+여동생이 3000만원' 보태기로 했다. 어머니는 현재 일을 안 하시는 상태고 60대 초반"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 집을 따로 구하기로 얘기가 됐는데 이 얘기를 어머니께 전달했더니 어머니가 서운하다고 며칠째 계속 울고 예비신랑이랑도 말을 안 하고 식사도 거의 안 하고 계신다고 한다. 어머니는 당연히 '합가'를 생각하신 것 같다"며 "저는 이 문제가 해결 안 되면 파혼하자고 얘기한 상태인데 예비신랑이 파혼만은 절대 안 된다고 어머니를 설득하겠다고 하는데 중간에서 난처한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끝으로 A씨는 "상견례는 결혼 준비 초반에 했고 어머니를 이전에 두어번 뵙고 결혼 준비하면서는 저도 자주 찾아뵈면서(한 달에 한 번) 선물도 보내고 개인 연락도 드리고 했었는데 답답해진다"며 "결혼은 5개월 정도 남은 상태인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파혼하자고는 했지만 이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은 마음은 아직도 그대로다. 비슷한 문제 있었던 사람들 어떻게 해결하셨나요?"라고 네티즌들에게 조언을 구했다.해당 글을 접한 한 네티즌은 "이건 무조건 파혼해야 해요. 남자네서 합가 안 한다 해도 어떻게든 합가할 이유가 생겨요. 그때마다 싫다고 싸우는 것도 못할 일이고요 혹여 합가 안 해도 시모 아프거나 무슨 일 있으면 그것도 다 님 탓이 돼서 남편과 사이가 좋을 수가 없어요"라며 "남자 대답 기다리지 말고 파혼해요. 그게 님 인생 구하는 길입니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다른 네티즌은 "같은 문제 있는 남자랑 결혼식까지 올렸었어요. 님은 저 시어머니 감당 못해요. 아들이랑 같이 살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지금은 콩깍지 씌여서 같이 헤쳐나가면 될 것 같지요? 절대 못 함"이라면서 "아들이 불쌍한 홀엄마 타령하면서 님 설득하고 결혼생활도 홀엄마 때문에 불행하고 남자도 시간 갈수록 홀엄마 편 된다. 저는 분명히 말씀드렸어요. 자기 인생 구렁텅이에 빠뜨리지 마세요"라고 뼈 있는 댓글을 썼따.
또 다른 이들은 "정신연령이 낮고 자식에게 기대는 게 당연한 부모는 답이 없어요. 아들 놓아주기 싫다는데 저라면 결혼 안 합니다ㅋㅋ 지금 당장은 눈앞에 불 잠깐 끄겠다고 남친 태도가 저럴 순 있어도 도장 찍어봐요. 자기 엄마 불쌍해서 합사 얘기 120% 나옵니다. 처음엔 좋게 설득했다가 나중엔 쓰니 나쁜 X, 매정한 X 취급할 거고요. 내 남친은 안 그럴 거라고요? 그렇다면 결혼해보세요. 제 말 토씨 하나 안 틀릴 거니까", "여기서 남들이 어쨌냐를 님이 알아봐야 아무 소용 없음. 남자가 어찌 대처할지에 따라 달린 거니까. 남자가 엄마의 의중을 몰랐을까? 저럴 정도면 님이랑 상견례 하고 집 오갈 때마다 같이 살 거라고 얘기했을 텐데? 생각보다 님 반응이 완강하니까 집 정리하고 작은 집 어쩌고 하는 거지. 결혼하고 애라도 낳으면 애 봐준다는 명목으로 엉덩이 들이밀 거고 남자도 마지못해 받아들이는 척 할거임. 저 남자는 자기 엄마 안 버림"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A씨는 '추가 글'을 통해 "예비신랑은 어머니랑 합가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효자긴 해도 어머니랑 분리를 해야 저와 관계가 편해질 거라 생각하고 그동안 같이 살면서 많이 힘들어했다. 어머니를 안쓰러워하면서도 많이 원망한다. 자기를 너무 힘들게 한다면서 답답하고 버겁다고 한다"면서 "처음에 같이 사는 집을 어머니 주고 나간다는 것도 '어머니한테 나가라고 말하기 힘드니 그냥 살게 두겠다'였고 처음부터 예랑도 합가 생각은 없었다고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래서 결혼하면 따로 살아야 한다고 어머니께 말은 해왔다는데 왜 이제 와서 울고 그런지 모르겠다고 합가는 저희 추측이긴 한데 사실 뭐가 서운한지 말도 제대로 안 하고 너희 이러는 거 너무 서운하다고만 하고 계속 우셨다고 한다"며 "예비신랑도 분가 생각이 확고한데 어머니가 식사도 안 하고 대화도 안 하고 계속 우시니까 더 이상 말을 못 꺼내겠다고 중간에서 눈치만 보고 있다. 저라도 가서 같이 설득하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네티즌들의 댓글들을) 하나 하나 읽어봤는데 역시나 (시어머니 합가 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 파혼이 맞는 것 같다. 남친네는 투룸이고 여동생네는 원룸이라 그렇다지만 딸도 '자기 집 좁아서 엄마랑 같이 못산다' 이러는데 저희가 모시고 사는 것도 아닌 것 같고"라며 "어머니가 우신다는 얘기를 전한 건 잘못됐다고 생각 안 했었는데 댓글들 말대로 남친 선에서 알아서 정리했어야 하는 문제 같기도 하고"라고 덧붙였다.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전날 발표한 조사 결과[조사방식 오픈서베이·조사기간 6월 20~24일·조사대상 결혼적령기 미혼남녀 500명(남녀 각 250명)·신뢰수준 95%·표본오차±4.38%p]에 따르면, 결혼 전 '예비 배우자가 이 정도는 준비했으면 좋겠다' 싶은 희망 예산은 평균 8340만원으로 집계됐다. 여성이 바라는 남성의 결혼 자금은 1억300만원, 남성이 바라는 여성의 결혼 자금은 638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평균은 8100만원, 30대는 8570만원 선이었다.
연령에 따른 차이는 크지 않지만, 성별에 따른 차이는 여성보다 남성의 금액이 약 1.6배 정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가연 측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는 늘어났으나 남녀 임금 격차가 30% 이상으로 높다는 점과, 아직까지 결혼 자금에 대해서는 남성이 더 부담해야 할 것 같은 인식이 존재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연 관계자는 "남자가 집, 여자가 혼수를 장만한다는 전통 인식과 달리, 요즘은 둘이 합쳐 함께 지출하는 형태가 많다. 집값 부담이 커진 이유도 있지만, 개인의 선택과 행복을 중시하는 가치관도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결혼 예산에 절대적인 지표는 없기에, 각자에 따라 부담률과 우선순위를 정할 것을 권한다. 타인의 기준에 맞출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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