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인권이 무엇인지 아니?[신간]

2024. 8. 2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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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인권만화 세트

손문상 외 지음·국가인권위원회 기획·창비·세트 49000원



“우와~ 할아버지는 이 많은 장난감을 어떻게 다 만드세요?”

산타 할아버지로부터 여러 개의 장난감 선물을 받은 아이가 묻는다. 산타 할아버지는 대답한다. “간단하단다! 외국인 노동자를 시키지. 하루 12시간씩 휴일 하루 없이 월급 60만~70만원으로 부려먹을 수 있단다.”(창비 인권만화 <십시일反> 중 ‘산타 할아버지와의 대화’)

한국을 대표하는 20명의 만화가와 국가인권위원회, 창비가 함께 펴낸 <창비 인권만화> 시리즈 개정판(전 3권)이 20여 년 만에 출간됐다.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인 <십시일反>이 나온 2003년만 해도 한국사회에서 인권은 낯선 단어였다. 6년 전인 1997년 첫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뤄지고 군사독재 정권의 그림자가 걷혔지만, 일상에선 여전히 폭력이 난무하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인권이 무엇인지를 만화를 통해 친근하게 알려주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시리즈다. 첫 책을 낼 때만 해도 작가들과 출판사는 널리 읽힐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지만, 예상외의 큰 사랑을 받았다. 학교와 어린이·청소년 공공기관 등에서 입소문이 났다. <십시일反>은 초등학교 6학년 국어활동 교과서에도 수록됐다.

20여 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과거의 역사가 돼버린 이야기도 있다. 태아가 여아라서 낙태를 고민한다는 내용 등이 그렇다. 출판사는 만화를 수정하는 대신 단출한 설명을 붙였다. 인권사의 중요한 장면들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만화 주인공이 유명인이 된 사례도 있다. 두 번째 책인 <사이시옷>에 실린 장차현실 작가의 ‘여배우 은혜’ 주인공 정은혜씨는 배우이자 캐리커처 작가로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보정을 통해 그림이 더 선명하고 또렷해졌지만, 펜과 붓으로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수작업 만화의 결은 그대로 살아있다. 2024년에도 유효한 인권교육 만화이면서 한국사회 ‘인권 역사’를 증언하는 책이다.

RNA 특강

송기원·사이언스북스·17900원



잘 알려져 있다시피, 코로나19 백신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사람을 상대로 한 mRNA 백신이다. 저자는 최근 큰 주목을 받는 RNA의 가능성과 한계를 전하며 “지난 50년이 DNA의 시대였다면 다가올 30년은 RNA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습지에서 지구의 안부를 묻다

애니 프루 지음 ·김승욱 옮김·문학수첩·14000원



영화로 제작된 <브로크백 마운틴>을 통해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인정받은 애니 프루의 두 번째 논픽션. 쓸모없는 땅으로 치부돼온 습지와 그곳에서의 삶을 다양한 관점과 방식을 통해 살펴보고 ‘습지 파괴’의 폭력성을 고발한다.

놀랍도록 길어서 미치도록 다양한 칠레

민원정·휴머니스트·18000원



칠레 가톨릭대학 교수로 16년간 칠레에서 머문 저자가 쓴 ‘칠레 입문서’다. 우리에겐 한·칠레 FTA나 피노체트, 아옌데의 이름으로만 알려졌지만, 저자는 칠레의 정치, 경제, 사회 등을 두루 들여다본다.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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