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호재'에도 코스피 또 소외…"금리차 축소·수출株 우려 탓"
오는 28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 코스피 '반등' 달렸다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미국 잭슨홀 미팅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감이 본격화되며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증시는 금리 인하 기대감에도 연일 하락세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의 소외 원인에 대해 최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으로 인한 한·미 금리차 축소,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주 우려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미국 다우지수는 26일(이하 현지시간) 전거래일 대비 65.44포인트(p)(0.16%) 오른 4만 1240.52를 기록하며 지난 7월 17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41198.08)를 경신했다.
이는 23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준의 연례 정책 포럼인 잭슨홀 회의 기조연설에서 "정책(금리)을 조정할 시간이 왔다(The time has come for policy to adjust)"고 언급하며 금리 인하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영향이다. 연준은 지난해 7월 이후 정책금리를 연 5.25~5.50%로 유지해왔다.
이날 기조연설 후 25일△다우 지수 1.14%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1.15% △나스닥 1.47%는 물론 독일 닥스 0.76%, 영국 FTSE 0.48% 프랑스 까그 0.70% 등 글로벌 자본 시장은 일제히 상승했다.
반면 코스피는 이같은 글로벌 '호재'에도 불구하고 연일 하락세다. 지난 26일 코스피는 장초반 '반짝' 상승했으나, 결국 외국인의 매도세에 2700선까지 내주며 2698.01에 하락 마감했다.
27일에도 코스피는 2689.25선까지 후퇴하며 하락세가 이어졌다. 지난 26일 4671억 원을 순매도한 외국인이 이날도 4079억 원을 순매도한 탓이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국내 증시만 소외되는 원인에 대해 국내 금리 정책이 미 연준과 '디커플링'(탈동조화)되는 상황을 원인으로 짚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22일 13회 연속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최근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는 집값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이유로 현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9월 금리 인하를 공식화한 미 연준과 최소 10월 이후로 예상되는 한은의 금리 인하시점이 뒤바뀐 만큼, 한·미 금리차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금리정책이 미 연준 금리사이클과 단기적으로 디커플링이 될 여지가 커진 것이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약화시킨 원인이 아닌가 싶다"라며 "국내는 수출 경기가 버티고 있지만, 내수불안 현상이 심화되며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되고 있으며 정책당국의 대출 규제도 내수 경기에 부담을 줄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달러 약세로 인한 원화 강세도 국내 증시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리 인하 임박 기대감에 달러·원 환율은 지난 3월 14일 이후 약 5개월 만에 1320원을 하회하기도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반도체 업종에 이어 상사·자본재, 기계, 건설, 화장품·의류 업종 등을 순매도 중"이라며 "단기간에 빠르게 진행되는 원화 강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그동안 대규모 매수했던 업종들을 중심으로 환차익 영향으로 차익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는 오는 28일 예정된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발표에 재차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인공지능(AI) 산업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엔비디아의 실적은 특히 코스피 시총 비중 27%에 달하는 삼성전자(005930) 및 SK하이닉스(000660)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소 다음주까지 증시를 전망할 때 '엔비디아 실적이 잘나온다면, 못나온다면'으로 두 가지 전제를 깔고 갈 수밖에 없을 정도로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전세계 증시 의존도가 높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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