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대응 엇박자에…또 ‘윤·한 파열음’
친윤은 “언론 플레이” 불만…윤 대통령 내일 국정브리핑 주목
의·정 갈등 대응법을 두고 대통령실과 여당이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동훈 지도부는 2026년 의대 증원 유예를 중재안으로 들고나왔지만, 대통령실과 당내 친윤석열(친윤)계 의원들은 부정적이다. 한 대표가 ‘해결사’를 표방하며 적극적으로 나설수록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은 더 불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최근 불거진 응급실 ‘뺑뺑이’ 등 의료대란과 관련해 상황 인식부터 대응 방법까지 전반적으로 입장이 엇갈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7일 통화에서 “(의대 증원에 대한) 정부 입장은 계속 똑같다”며 “2026년도 정원도 법령에 따라 확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대 증원 문제는 지금 여기서 물러서면 죽도 밥도 안 되는 것”이라고도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한 대표가 2026년 증원을 유예하면 의료 문제가 쉽게 풀릴 것 같다고 말해와 관련 기관에 검토해보라고 했는데, 정부로서는 유예안이 어렵다고 판단해 대통령실이 발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당 분위기는 다르다. 한 대표는 전공의 복귀를 위해 의대 증원 유예라는 카드를 적극 활용하자는 입장이다. 한 대표는 서울 영등포 한국거래소에서 기자들에게 “국민이 원하는 의료개혁의 본질과 동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지금 상황에 대한 국민 걱정과 우려를 경감시킬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어느 것에 주안점을 두느냐의 문제”라며 “국민 불안감 내지는 안전을 위해 움직일 것이냐, 혹은 정부가 체면이 좀 떨어지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냐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 대표는 지난 20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했다. 당시 면담에 배석했던 박은식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TV조선에 출연해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박민수 차관에 대한 인사 정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복지부 장차관 교체는 의료계가 요구해온 사안으로 정부는 이에 선을 그어왔다. 한 대표는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과 의·정 갈등 해결책도 논의한다.
대통령실·친윤계 대 한동훈 지도부 간 갈등 분위기도 감지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여당이 의료계 목소리에 경도된 요구들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 의료계는 최근에 응급의료까지 엮어서 반전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국민 생명이 달린 문제인데 이걸 다루는 사람들이 문제의 심각성과 본질을 모른다”며 “대통령실이 거부한다는데 이게 무슨 핑퐁게임이냐”고 말했다.
친윤계 내에서는 한 대표가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한 친윤계 의원은 “나는 이렇게 말했는데 대통령실은 거절했다고 언론 플레이하는 것은 공을 자신이 다 가져가려는 것으로만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29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성과와 연금·노동·의료·교육개혁, 저출생 위기 극복 등 핵심 개혁과제 및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직접 국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순봉·유설희·유새슬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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