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실적 핵심은 2분기 아닌 3분기 가이던스 [뉴욕마감]
뉴욕증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장 초반 약세를 보이다가 막판에 다시 플러스로 돌아서면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엔비디아 한 종목에 대한 의존성이 극단적으로 커진 가운데 이미 실적이 예상보다 좋다는 소문이 퍼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I(인공지능) 대장주의 실적은 전체 기술주 뿐만 아니라 지수와 시장 전체에 파급효과를 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9.98포인트(0.02%) 상승한 41,250.5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8.96포인트(0.16%) 오른 5625.8을 나타냈다. 나스닥은 29.06포인트(0.16%) 상승해 지수는 17,754.82에 마감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46% 오르면서 주당 128.3달러를 기록했다. 내일 실적이 예상을 상회할 경우 전고점인 140달러 초반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AI 관련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0.08% 상승했고, 애플은 0.37% 올랐다. 나머지 매그니피센트 7 주식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알파벳은 0.89%, 메타는 0.39%, 아마존은 1.36%, 테슬라는 1.88% 하락했다.
월가가 엔비디아에 크게 의존하는 까닭은 이 회사가 AI 산업 발전의 척도가 됐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2~3년 새에 이 생태계에서 아마존과 알파벳 MS와 같은 기존 빅테크에 핵심 칩을 공급하는 지배적이고 가장 진보된 인공지능 칩 제조사로 자리 잡았다. 때문에 사실상 독과점 역할을 하는 엔비디아와 그들의 대표 상품 매출 추이를 지켜보면서 산업의 성장 속도를 가늠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추정치는 LSEG 기준 주당 64센트의 이익과 287억 달러의 매출 수준이다. 엔비디아가 최근 발표한 최신 개발품인 블랙웰(Blackwell)이 기술 상의 문제로 출시시기를 올해 말에서 연기한다는 발표로 인해 주가는 주춤한 상황이다.
콘스텔레이션 리서치의 수석 분석가인 레이 왕은 "블랙웰은 아직 팔리고 있지 않은 상품이기에 현재로선 완벽한 가격으로 책정됐고 다시 제때 배송이 일어날 거란 기대로 지켜보는 상태"라며 2분기 실적은 이와는 별개의 문제임을 분명히 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엔비디아가 내일 내놓을 2분기 실적보다는 10월로 마무리되는 근시일 내의 3분기 예상 가이던스를 기대하고 있다. 이 부분이 바로 지속적인 AI 수요를 보여주고 인프라 구축에 대한 지출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우려를 어느 정도 해소할 거라는 분석이다.
지난 7월과 8월 초 여름휴가기간의 폭락과 반등 이후 지수는 제자리를 찾았지만 개별 기술주들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조정을 거치며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오히려 이 기간 중에는 2분기에 거의 상승하지 않았던 나머지 주식들이 실적을 기반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콜터만은 이런 맥락에서 "이번 주 발표될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보고서는 AI와 기술 부문에 대한 전망을 둘러싼 투심에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투심이 회복될 경우 하반기까지 증시 전망은 밝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것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S&P 500이 2025년에 16.7% 더 상승해 내년 말까지는 7000 선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 전략가를 대상으로 한 CNBC 설문 조사에서도 에버코어ISI는 올해 S&P 500이 6000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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