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장 월급 200만원' 시대…이제 간부 사기도 챙길 때[박응진의 군필]

박응진 기자 2024. 8. 2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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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사 월급, 기본수당 합치면 252만원…'봉급 역전'은 아니지만
'상대적 박탈감'이 문제…사기 진작 방안 마련 절실
<자료사진>2023.3.3/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2025년도 병장의 월 소득은 최대 205만 원이 된다. 병역의무 이행에 합당한 수준의 보상을 하겠단 윤석열 정부의 약속대로다. 일각에선 이에 따라 초급간부인 하사와 병의 봉급이 역전하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데, 사실일까.

내년부터 병 봉급은 병장 기준 150만 원으로, 자산형성프로그램인 병 내일준비지원금은 55만 원으로 인상된다. 내일준비지원금의 최대 납입한도 적립 후 전역해 만기해지 시 최대 990만 원을 수령할 수 있어, 병장 기준 월 최대 205만 원을 받을 수 있단 계산이 나온다.

하사와 병의 봉급 역전현상이 발생할 수 있단 우려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올해 기준 하사의 봉급(기본급)이 188만 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인의 보수는 봉급과 수당으로 구성되는데, 하사의 경우 공통 지급되는 수당 63만 원까지 합치면 252만 원 수준의 보수를 받고 있다. 공통 지급 수당엔 △정근수당(가산금) 3만 원 △직급보조비 16만 5000원 △정액급식비 14만 원 △명절휴가비 19만 3000원 △시간외근무수당 정액급(10시간) 10만 원 등이 있다.

내년도 간부의 본봉과 수당 등 처우개선 사안은 현재 정부가 심의 중인 가운데 공무원 보수인상률 3% 등을 적용할 경우 내년 기준 하사의 보수는 봉급 193만 3000원과 공통 수당 80만 2000원을 포함해 최소 월 273만 5000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내일준비지원금은 병사들의 전역 시 자산형성을 돕기 위해 적금 가입·납입액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지원금으로, 보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하사와 병 봉급을 비교할 때 내일준비지원금은 빼고 보는 게 맞단 것이다.

결국 내년에 병 봉급과 장병내일준비적금이 인상되더라도 병과 하사의 봉급 역전현상이 발생할 수 없다고 국방부는 강조한다.

(국방부 제공)

구체적으로 올해 1월 1일 입대자를 기준으로 봤을 때도 하사의 봉급이 더 많다.

병 복무기간을 기준으로 하사와 병의 보수를 계산해 보면, 병의 경우 18개월 근무기간 총 1848만 원, 월평균 103만 원의 봉급과 개인별 납입금액에 따라 전역 시 최대 810만 원, 월평균 45만 원의 장병내일준비적금을 지급받게 된다.

일반부대 하사의 경우 18개월 근무 시 총 4540만 원, 월평균 252만 원의 보수를 받게 되고, 이에 더해 성과상여금, 시간외근무수당 실적급 등 추가 수당을 포함하면 평균 5230만 원, 월평균 290만 원의 보수를 받는다.

또한, 일반전초(GOP) 근무 하사의 경우엔 일반부대 하사에 비해 시간외근무수당 100시간, 특수지근무수당 등을 추가해 최대 총 6878만 원, 월평균 382만 원의 보수를 받을 수 있다.

즉, 올 1월 임관한 일반부대 하사의 월평균 보수는 같은 시점에 입대한 병의 복무기간 총보수에 비해 월평균 149만 원 높은 수준이고, 장병내일준비적금을 포함하더라도 104만 원 높은 금액을 받는다.

아울러 GOP부대 하사의 경우 병의 적금 납입액에 따라 월평균 최소 234만∼최대 279만 원의 높은 급여를 수령하게 되는 것이다.

<자료사진> 2024.2.5/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내년 1월 1일 입대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병의 경우 18개월 근무기간 총 2010만 원, 월평균 112만 원의 봉급과 개인별 납입금액에 따라 전역 시 최대 990만 원의 장병내일준비적금을 지급받게 돼, 최대 3000만 원, 월평균 167만 원의 금액을 받게 된다.

따라서 올 1월 임관한 일반부대 하사의 월평균 보수는 내년 1월 입대할 병 봉급보다 이미 높고, 내년에 병 봉급과 장병내일준비적금이 인상되더라도 병과 하사의 봉급 역전현상이 발생할 순 없다.

다만, 병사는 봉급에서 세금을 떼지 않고 식비도 내지 않지만, 하사는 세금을 떼는 데다 한 달간 약 40만 원의 식비를 개인비용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다시 '갭'이 줄어들게 된다. 그 때문에 병과 하사의 봉급 역전 현상은 없단 국방부의 설명이 현장의 분위기와는 괴리가 있단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사기·근무의욕 저하'를 이야기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심심찮게 들린다.

더구나 노후화된 간부 숙소도 문제가 된 지 오래. 간부들이 걱정하는 진짜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자신들을 대하는 '군의 마음'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허탈감일 수 있다. 국방부와 관계당국은 하사 등 초급간부의 상대적 박탈감을 어루만지고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지금보다 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예산 투입도 늘려야 한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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