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6에 中 제조사까지 "타도 삼성"···하반기 韓 '스마트폰 대전' 열린다

진동영 기자 2024. 8. 28.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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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6, 9월 9일 신제품 공개
'애플 인텔리전스'로 '갤럭시 AI' 겨냥
中 샤오미 이어 리얼미도 韓 시장 '노크'
점유율 1% 불과하지만 가성비로 입소문
삼성, 폴더블 슬림 등 신제품으로 '문단속'
오픈AI의 DALL-E를 통해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서울경제]

애플 아이폰16이 다음달 9일(현지시간) 공개할 계획을 밝히면서 하반기 삼성전자(005930)와 본격적인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경쟁을 예고했다. 중국 등 핵심 주력시장의 부진과 AI폰 시장에 대한 늑장 대응 등으로 세계 시장에서 애플의 위상이 떨어진 상황에서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하는 중요한 카드다.

특히 아이폰16이 첫 출시국으로 한국을 포함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삼성전자의 ‘본진’인 한국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여가면서 두 회사의 양강 구도에 균열을 내려는 중국 업체들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한국 시장에 진출 채비를 갖추면서 국내 ‘스마트폰 대전’이 하반기에 흥미롭게 펼쳐질 전망이다.

아이폰16 공개 임박···삼성과 ‘AI폰 대전’ 예고

2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6을 비롯한 신제품 공개 행사 개최 소식을 담은 미디어 초대장을 27일 발송했다. 신제품 공개 행사는 다음달 9일 오전 10시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열린다. 한국 시간으로는 10일 오전 2시다. 애플이 전한 초대장에는 음성비서 ‘시리’의 새로운 인터페이스(UI) 디자인을 암시하는 이미지와 ‘이제 새롭게 빛나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아이폰16은 애플이 처음 선보이는 AI폰이 될 전망이다. 시리는 아이폰16에 처음 탑재될 차기 운영체제(OS) iOS18 업데이트를 통해 생성형 AI 비서로 고도화할 예정이다. 아이폰16은 이를 포함해 애플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들을 순차적으로 지원하는 첫 ‘AI 아이폰’으로 출시된다. 이번 행사에서 애플은 아이폰16을 비롯해 애플워치10, 에어팟4 등 웨어러블 기기 신제품도 새롭게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사상 처음으로 아이폰16 시리즈의 1차 출시국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껏 애플은 한국에서의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2차 또는 그 이후 출시국으로 분류해 왔다.

콧대 높던 애플이 한국을 1차 출시국으로 재분류한 것은 핵심 시장이었던 중국의 부진으로 글로벌 점유율이 낮아진데다 고성능·프리미엄 제품 선호도가 높은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점 등이 원인으로 언급된다. 삼성전자의 ‘본진’인 한국은 삼성 브랜드 스마트폰 점유율이 약 70%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지만 젊은 층에서는 아이폰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높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20대 여성의 아이폰 점유율은 75%에 달했다. 갤럭시 AI를 중심으로 AI폰의 보급률 또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아 신제품의 AI 성능을 점검할 최적의 시장이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자신감 채운 中 제조사들, ‘외산폰 무덤’ 韓 재공략 시동

이런 가운데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외산폰의 무덤’으로 통하는 국내 시장에 진출 시도를 늘려가면서 새로운 경쟁 구도를 예고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두 회사의 점유율을 뺏으며 힘을 키워 온 중국 업체들은 한국 시장마저 공략할 경우 확고한 존재감을 입증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삼성전자·애플에 이어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3위인 샤오미는 6월 쿠팡을 통해 국내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최근 네이버 스토어에도 입점하면서 판로를 확대했다. 오포의 자회사로 출범한 리얼미 또한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와 함께 국내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리얼미 측 관계자들이 국내 진출 방식을 검토하기 위해 다양한 한국 업체들과 만나고 있는 걸로 안다”며 “이르며 연내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샤오미의 포코X6 프로(왼쪽)와 리얼미의 Narzo 70 터보.

두 회사 모두 위험부담이 큰 공식 매장 개설 등 대규모 진출보다는 온라인 판매 채널 등을 통한 소규모 진출로 시장 반응을 체크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스마트폰은 지금까지 일부 소비층에서 해외 직구 등의 방식으로 소규모 구매가 이뤄지는 수준이었다. 중국 스마트폰의 성능이 예전과 달리 크게 개선된 데다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면서 해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입소문을 타며 판매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7월 기준 69.8%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애플은 지난해 7월 31.5%에서 1년 새 24.6%로 위축됐지만 여전히 양강 구도를 유지 중이다. 중국 제조사들의 경우 8개 사의 점유율 총합이 1%대에 불과하지만 ‘가성비’ 입소문을 타면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샤오미·오포·리얼미 등 중국 업체 8곳의 국내 점유율은 지난해 7월 0.97%에 그쳤지만 올해 7월에는 1.17%로 늘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준프리미엄급 신제품을 하반기 출시하는 등 경쟁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폴더블 신제품인 갤럭시 Z 폴더·플립6의 견조한 판매 흐름에 더해 하반기 중 초박형 폴더블폰인 ‘갤럭시 Z폴드 6 슬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합리적 가격대에 프리미엄급 성능을 갖춘 갤럭시S FE 시리즈의 신제품 출시도 임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S, 폴더블 등 플래그십 라인업 뿐 아니라 갤럭시 A, 갤럭시 S24 FE 등 다양한 가격대의 라인업을 탄탄하게 갖추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 수성 뿐 아니라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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