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작가로 15년…이젠 하늘에서 러브콜 보내죠"
올해 서울·부산·울산 등지서 15주년 기념 공연
"폭넓은 관객층에 사랑받는 공연돼 뿌듯"
관객 성원 보답 위해 대본집 925부 기부
"역사 주제 작품 꾸준히 집필하는 작가 될 것"
15주년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뮤지컬 ‘영웅’의 극본을 쓴 한아름(47) 작가의 말이다. ‘영웅’은 1909년 나라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 힘썼던 이들의 숭고한 여정을 주제로 다룬 작품이다. 안중근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2009년 제작된 이 작품은 지난해 누적 관객 100만 돌파라는 기념비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올해는 15주년 기념 공연으로 관객과 만나는 중이다. 6월 2일부터 8월 18일까지 두 달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친 서울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으며 현재 수원, 부산, 울산으로 이어지는 지방 공연을 전개하고 있다.
서울 대학로에서 가진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한 작가는 “‘영웅’은 32세로 짧은 생을 마감한 안중근 의사의 서거 당시보다 제 나이가 더 어릴 때 집필하기 시작한 작품”이라며 “어느덧 제가 안중근 의사보다 나이가 많아진 채로 15주년을 맞게 돼 기분이 묘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해를 거듭할수록 관객층이 넓어지고 있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 이젠 어디를 가든 ‘영웅 작가’로 불리는 삶이 익숙해졌다”며 미소 지었다.
한 작가는 하얼빈역, 블라디보스토크, 뤼순 감옥 등지를 현장 답사하는 과정을 거쳐 ‘영웅’ 극본을 완성했다. 그는 집필 당시를 돌아보며 “독립운동가들이 억울한 상황에 놓여 고통받는 모습으로만 그려지는 데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며 “독립운동가들이 체계적인 준비 과정을 거쳐 멋지게 싸우는 모습을 중점적으로 담아내 관객이 조국에 대한 자부심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오랜 시간 사랑받고 있는 넘버들의 가사 또한 한 작가가 직접 썼다. 그는 작업 당시 고충이 많았던 넘버로 ‘나라를 위해 싸운 이들을 벌할 자 누구인가’라고 외치며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15가지 이유를 읊는 ‘누가 죄인인가’를 꼽았다. 한 작가는 “현장 답사 때 떠오른 생각으로 작업한 가사”라면서 “재판을 관통하는 핵심 단어를 찾는 과정이 쉽지 않아서 정말 많이 쓰고 고친 끝 완성한 넘버라 애착이 크다”고 밝혔다.
한 작가는 ‘영웅’ 15주년을 맞아 관객 성원에 보답하고자 대본집 925부를 관객에게 기부하는 뜻깊은 나눔을 펼쳤다. 약 1000만원 상당이다. 그는 “지난해 처음으로 대본집을 발간했을 당시 ‘수익금을 기부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프랑스 국립 파리 제8대학에서 공연예술학 연극 전공 학·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2004년 데뷔한 한 작가는 그간 ‘영웅’뿐만 아니라 ‘윤동주, 달을 쏘다’, ‘만덕’, ‘무령대왕’, ‘왕세자 실종사건’ 등 다수의 역사 주제 뮤지컬 극본을 집필했다. 한 작가는 “하늘에 계신 선생님들께 제가 ‘항일 작가’이자 ‘역사 작가’로 소문이 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역사물 의뢰가 자주 들어온다. 역사물 러브콜은 최대한 수락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며 “매년 한 편 이상의 신작을 선보이는 작가를 목표로 부지런히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식 (ssik@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저출산, 이대로 가다간 2060년 결국.. 韓 잠재성장률 '충격'
- 도로에 아이들 무릎 꿇린 아빠…길에서 가만히 지켜본 속내는
- "아파트 계단에 주차 하지마"…中, 불자전거 비상
- "내 아이에 물 튀어" 7살 머리 수영장에 넣은 남성, 경찰에 한 말
- ‘얼차려 사망’ 훈련병 동료들 “책 40권 군장결속”…법정서 PTSD 호소
- "저 좀 살려주세요" 애원한 20대 남성…대로변서 납치에 집단폭행까지
- 딥페이크는 디지털 집단 성폭행이다[데스크의 눈]
- "앉아서 5억을" 한강뷰 ‘동작구 수방사’ 내달 말 뜬다
- 6년 연속 PO 최종전 진출 임성재 “마쓰야마 최장 기록 깨보고 싶어”
- 전 부인·내연녀 母 이어 동거녀까지 줄줄이 살해 [그해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