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에도 이상無… 삼바·셀트리온은 상반기 ‘홈런’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의료 공백이 생겨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던 제약·바이오 업계가 올 상반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대 바이오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상반기 매출로는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제약·바이오 기업 중 수익성이 나빠진 곳도 있는 반면, 자체 신약에서 성과를 낸 기업은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신약 보유 여부가 앞으로 더욱 제약 기업의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바·셀트리온 상반기 매출 최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상반기 매출 2조10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33% 늘어난 액수로, 상반기 매출이 2조원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영업이익도 올 상반기 655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7% 늘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에서 수주해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위탁 개발 생산(CDMO) 기업이다. 상반기 실적도 계약 규모 증가가 견인했다. 올 상반기에 주요 글로벌 제약사에서 새로 따내거나 늘린 계약이 7건에 이른다. 특히 미국의 한 제약사와는 단건으로는 최대인 1조4637억원짜리 계약을 맺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약 6개월 만에 수주액 2조5000억원을 넘겼는데, 이는 작년 전체 수주액의 70%”라며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최초로 연 매출 4조원 돌파도 가능하리라 예상한다”고 했다.
셀트리온도 올 상반기 역대 최대치인 1조6117억원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보다 44% 늘어난 규모다. 핵심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제품군이 안정적 성장을 보이고 있는 점이 셀트리온 실적을 견인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유플라이마, 전이성 직결장암 치료제 베그젤마가 모두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3월 램시마의 피하 주사 제형인 ‘짐펜트라’를 미국에 출시해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말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하면서 재고 합산에 따른 원가율 상승 등 일시적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76% 감소했다.
◇신약이 가른 제약업계 실적
대다수 상위권 제약사도 매출이 늘어 외형적으로 성장했다. 다만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감소하는 등 수익성이 떨어진 곳도 있다.
상반기 94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4% 증가한 유한양행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의 절반 수준인 21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GC녹십자는 상반기 매출이 7742억원으로 1% 줄었고, 영업이익은 26억원으로 74% 급감했다. 유한양행은 폐암 치료 신약 렉라자의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에 힘입어 하반기 실적은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녹십자도 FDA 승인을 받고 미국 진출이 본격화된 혈액 제제 알리글로가 하반기 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한다.
자체 개량, 혁신 신약을 앞세운 기업들은 역대 최대 수준 실적을 냈다. 한미약품은 창업주 일가의 경영권 분쟁에도 올 상반기 매출 7818억원, 영업이익 1348억원을 기록했다. 이상 지질혈증 치료 복합 신약 로수젯의 상반기 누적 원외 처방 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서고, 고혈압 치료 복합 신약 아모잘탄도 362억원 매출을 내는 등 신약 처방 확대에 힘입은 것이다. 대웅제약도 보툴리눔톡신(보톡스) 제제 ‘나보타’와 위식도 역류 질환 치료 신약 ‘펙수클루’에 힘입어 올 상반기 60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의료 공백이라는 악재 속에서 오히려 신약의 가치가 더욱 빛났다”며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이 향후 제약사 간 실적 격차를 더욱 확대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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