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개봉 영화 ‘레이건’ 두고도 미묘한 신경전
1981년부터 8년간 미국 대통령을 맡아 공화당과 보수 진영의 황금기를 이끈 로널드 레이건(1911~2004)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레이건’이 미 대통령 선거를 두 달여 앞둔 30일 개봉돼 선거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영화의 제작자와 주연배우가 영화 홍보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등 영화를 둘러싼 진영 간 신경전 조짐도 감지된다.
숀 맥나마라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무명 영화배우 출신인 레이건이 정치인으로 성장해 마침내 백악관에 입성해 격동의 시기 미국을 이끌던 모습을 그려냈다. 데니스 퀘이드(70)와 데이비드 헨리(35)가 각각 정치 지도자 레이건과 청년 레이건을 연기한다. 그런데 제작·출연진 사이에서 영화의 소셜미디어 홍보가 차단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앞서 레이건을 연기한 퀘이드가 지난 12일 “페이스북이 또다시 자유로운 아이디어의 흐름을 검열하고, 우리가 무엇을 보고 듣는 것이 가장 좋은지 결정하고 있다. 이번에는 레이건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에 대해 광고와 홍보를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퀘이드의 주장이 뉴스위크와 뉴욕포스트 등의 언론에 보도되면서 논란이 가열됐다.
영화의 디지털 마케팅 팀장인 에릭 메클레런 또한 영화 제목과 퀘이드의 사진, 레이건의 명언 인용이 포함된 게시물을 올리려다 페이스북 운영진에게 제지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영화 출연·제작진의 주장에 대해 페이스북의 운영사인 메타는 뉴스위크에 “제한이 잘못 적용되었으며, 홍보 자료를 게시하는 것을 차단하지 않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제한 조치가 실수였다는 취지였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특히 레이건이 공화당 소속임에도 재임 중 이룬 업적이 좌우 진영을 넘어 후대에 높이 평가받고 있다는 점, 두 차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기록적 압승을 거뒀다는 점 때문에 친민주당, 진보 진영의 견제를 받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진보 성향이 강세인 미국 주류 언론에서는 영화 개봉 소식을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반면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공화당의 영웅 레이건의 삶을 다룬 영화를 개봉하는 것 자체가 같은 당 소속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부각시키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퀘이드, 그리고 영화에서 러시아 거물 정치인 빅토르 이바노프를 연기한 존 보이트 등은 트럼프 지지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영화에서 레이건의 배우자 낸시 레이건을 연기한 페넬로페 앤 밀러는 “이 사람(레이건)은 40년 전 8년 동안 우리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라며 “이게 정치나 이번 선거와 무슨 상관이 있나”며 이 같은 지적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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