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재건축 특례법' 정쟁 대상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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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정부가 주택 공급 대책을 예고했을 때 업계에서는 8월 말께나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정부가 야심 차게 내놓은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에 관한 특례법'이 향후 도심에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확충하는 밑바탕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급 불안으로 시장이 과열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정부가 여야 정치권과 머리를 맞대고 특례법 제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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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정부가 주택 공급 대책을 예고했을 때 업계에서는 8월 말께나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휴가 시즌인 지난 8일 전격적으로 대책이 발표됐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인식한다는 얘기다. 대책의 제목도 일반적인 정상화 방안이 아니라 ‘주택 공급 확대 방안’으로 명시했다. ‘공급’에 초점을 맞춘 대책인 셈이다.
정부 대책이 나온 이후 서울의 아파트값은 2주째 올랐다.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지금 당장 따지기엔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큰 틀에서 주택 공급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곳곳에 녹아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정부가 야심 차게 내놓은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에 관한 특례법’이 향후 도심에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확충하는 밑바탕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심 공급의 핵심은 재건축·재개발
이번 대책은 공급 관련 방안을 망라한 게 특징이다. 단기적으로 비아파트 무제한 매입(매입임대 확대), 중장기적으로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과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가 눈길을 끈다.
정부가 당장 아파트를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주거 취약층과 서민을 위한 빌라 오피스텔 등을 사들이는 매입임대 주택을 내년까지 11만 가구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전세사기 등으로 위축된 비아파트 시장을 되살려 주거 사다리를 복원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강남권을 포함한 서울과 인접 지역 그린벨트를 해제해 8만 가구 규모의 택지지구를 조성하는 건 일종의 무력 시위(?)다. 최고급 입지에 아파트를 지어 강남권 수요를 흡수하는 동시에 심리적 불안을 차단해 가격 상승을 억제하려는 포석이다.
서울 등 도심에서 주거시설을 꾸준히 공급하는 데 정부와 공공의 역할만으로는 부족하다. 서울 아파트 공급의 70%가량은 민간의 재건축·재개발사업을 통해 이뤄진다. 정부가 예측한 내년 서울시 전체 입주 예정 물량(4만8000가구) 중 아파트 비중이 68.7%인 3만3000가구다.
여야 협치로 공급 불안 해소해야
정부는 도심 재건축·재개발사업 속도와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별도의 특례법을 마련하고 기존 법안(도시정비법)도 일부 고칠 계획이다. 정비사업의 패러다임을 규제에서 지원으로 확실하게 전환하고, 도심 내 아파트 공급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기본계획·정비계획과 사업시행계획·관리처분계획의 동시 처리를 허용하는 이른바 ‘재건축·재개발사업 계획 통합처리’와 정비사업의 최대 용적률을 30%포인트 추가 허용하는 ‘용적률 상향’, 정비사업지마다 조합과 시공사 간 마찰을 빚는 공사비를 공공에서 적극 중재하는 ‘공사비 등 분쟁조정 강화’ 등을 담은 특례법을 이르면 9월 발의할 예정이다. 특례법이 제정되면 서울에서만 37만 가구 규모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이 혜택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법제화가 되기 위해선 국회 문턱을 넘는 게 관건이다. 여소야대의 21대 국회에서 ‘실거주 의무 폐지’와 ‘30년 이상 재건축 안전진단 면제’가 흐지부지된 전례가 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여야가 정쟁을 떠나 협치해야 한다. 공급 불안으로 시장이 과열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정부가 여야 정치권과 머리를 맞대고 특례법 제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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