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남아, 당연히 부담” 꽃범호는 KIA 대투수에게 무슨 얘기를 했을까…빗물과 함께 완투승, 2년만의 영광[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분명히 구원투수가 올라왔는데, 선발투수에게 완투승이 주어졌다. 특수한 상황이었다.
27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5회말까지 KIA 타이거즈가 10-4로 앞섰다. SSG 랜더스가 6회초 공격을 준비했고, KIA는 선발투수 양현종을 빼고 우완 김승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김승현은 연습투구를 소화했다.
그런데 돌연 빗줄기가 굵어지더니 경기중단이 선언됐다. 21시17분이었다. 결국 이 경기는 21시47분에 5회 강우콜드경기로 정리됐다. 이미 KIA의 4회말 공격이 진행 중이던 19시45분부터 20시37분까지 중단된 바 있었다. 도저히 경기를 진행하기 어려웠다.
SSG 로에니스 엘리아스는 1차 중단 이후 다시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이닝에 대한 책임감이 남다른 KIA 대투수 양현종은 4이닝을 소화하고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 사이 3루 덕아웃에서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는 등 열을 내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양현종도 사람이었다. 4회까지 SSG 타선을 압도했으나 5회 흔들리며 무사 만루 위기를 맞이했다. 정준재에게 볼넷을 내줬고, 갑자기 볼이 늘어났다. 결국 박성한에게 우측 폴대를 맞는 만루포를 맞았다. 그래도 이후 추가실점하지 않고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3사사구 4실점으로 시즌 10승(3패)을 챙겼다.
양현종이 교체된 뒤 구원투수가 마운드에 올랐으나 실제 투구는 하지 않았다. 플레이볼이 선언되지 않았기 때문에 김승현의 교체는 인정되지 않았다. 그래서 양현종의 강우콜드 완투승이 성사됐다. 2023시즌 불운, 악재로 9승에 그친 양현종으로선 2년만의 시즌 10승을 완투승으로 장식해 의미가 있었다. 양현종의 통산 16번째, 올 시즌 세 번째 완투승이다.
양현종은 이 승리로 개인통산 178승을 기록했다. 최근 송진우의 2048탈삼진을 넘어 이날까지 2056탈삼진을 기록했다. 그리고 송진우의 210승에 또 한 발자국 다가섰다. 가장 난이도 높은 이닝도 이날까지 2481⅓이닝으로 3003이닝의 송진우에게 521⅔이닝 차로 또 다가섰다. 송진우를 따라잡았지만 다시 송진우 따라잡기를 시작했다.
양현종은 “팀이 승리하는 것에 일조할 수 있어 기쁘다. 비로 중단된 상황에서 팀이 크게 리드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중단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더 던지고 싶었다.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랐는데 1시간 정도 길게 쉬다 보니 조금 버거운 느낌이 있었다. 다음 등판에서 비슷한 상황이 발생해서 벤치의 교체 결정이 나면 따르려고 한다. 좋은 경험이 됐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무슨 얘기를 했을까. 양현종은 “감독님이 올라와서 별다른 얘기는 하지 않았고, 오래 쉬었기 때문에 계속 던지면 부상이 올까봐 염려가 된다고 하셨다. 괜찮다고 대답했고 5회를 마무리 짓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라고 했다.
끝으로 양현종은 “시즌 초반 구상했던 선발로테이션에서 나 혼자 남게 되었는데 당연히 부담이 느껴진다. 그래도 어린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 해주고 있어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내 컨디션도 매우 좋은 상태는 아니지만, 오늘을 기점으로 조금씩 끌어올려서 시즌이 끝날 때까지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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