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금투세 폐지가 민생·청년대책? 상법 개정부터 해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문제가 여야 대표회담 의제로 거론되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금투세 폐지보다 상법 개정이 우선'이라며 금투세 폐지 주장 논리에 반격을 가해 눈길을 끌었다.
진 정책위의장은 27일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에게 묻고 싶다. 상법 개정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가"라며 "한 대표는 '금투세 폐지가 민생이자 청년 이슈'라면서 '금투세 폐지를 정치 회복 1호로 삼자'고 제안했는대, 아직 시행되지도 않은 금투세를 폐지하는 것이 정녕 우리나라 주식 시장을 살릴 대책이냐"고 지적했다.
진 의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은 우리 기업의 후진적 지배구조"라며 "다수 주주가 아니라 재벌 일가가 기업 경영을 독점하는 구조, 재벌총수 개인의 이혼 소송을 그룹 전체가 지원하고 잘나가는 회사를 느닷없이 쪼개서 독점하고 지배주주 입장만 일방적으로 관철되는 기업 구조를 바꿔야 한다. 그러려면 상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의장은 "민주당이 발표한 '코리아 부스터 프로젝트'처럼,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까지 확대하고, 지배주주의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이사 선임을 의무화해야 한다"며 "감사위원인 이사의 분리 선출을 확대해야 한다. 대기업의 집중투표제를 활성화하고 권고적 주주제안도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진 의장은 "한 대표가 우리 주식시장 활성화에 정말 진심이라면 이런 상법 개정에 대한 입장부터 내놓으라"면서 아울러 "여야 당대표 회담에서 상법 개정 등 코리아 부스터 방안에 진지하게 논의해 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금투세 시행 시기를 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7.10 당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 당시), "현재 5년 동안 연간 5000만 원, 총 2억5000만원을 벌어야 과세 대상인데 이를 연간 1억 원 정도로 올려 5년간 5억 원을 버는 데 대해선 세금을 면제하자"(7.24 민주당 대표경선 TV토론에서) 등의 입장을 밝히면서 금투세 문제는 민주당 내에서도 논쟁 대상이 되고 있다. 진 의장은 이 대표 등 금투세 완화론을 주장하는 이들에 대해 당내에서 가장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대표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감세가 보수진영의 지론인 만큼 금투세 폐지를 지속 주장하고 있다. 이날은 금투세 폐지가 "주식투자자를 차별로부터 보호"하는 방안이며 "청년의 꿈과 청년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로부터 나오기도 했다. '주식투자자=차별의 대상=청년'이라는 낯선 도식이다.
한 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국거래소(KRX)에서 '국내 자본시장과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간담회를 주관하면서 "증시 밸류업을 위해서 정부 섹터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세제 개편"이라며 "예를 들어 기업 승계 관련 상속세 문제, 그리고 배당소득의 분리과세 문제와 최근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금투세 폐지 문제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우리 국민의힘은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고 싶다. 개인투자자를 응원하고 싶다. 개인투자자를 차별으로부터 보호하고 싶다"며 '차별'의 내용에 대해 "부동산 영역과의 세금의 차별도 분명히 있지 않나", "외국인과의 차별", "기관과의 차별" 등을 언급했다.
한 대표는 또 "지하철을 타보거나 길거리(에 나가) 보면 저희 세대하고는 다른 점을 많이 느낀다. 저희 때는 주식을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드물었는데, 지금은 대부분의 청년들이 자본시장을 통해서 자산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그렇다면 결국은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고 응원하는 것은 청년의 꿈과 청년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저희는 그런 차원에서 접근하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간담회에 참석한 자본시장 관계자들로부터 "장기투자를 권장하고 부동산보다는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를 권장하는데 금투세는 거기에 역행하는 제도다", "금투세 같은 것은 국장을 사실상 포기하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기자들과 만나 전하며 "자본시장을 육성하고 키우는 것이 청년의 자산 증식 사다리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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