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옛 성병관사소’ 철거…“역사 지우기” VS “시민이 원해”
[앵커]
예전 미군 주둔 지역에선 기지촌 성매매 여성들을 관리하기 위해 대부분 성병 관리소를 운영했습니다.
이제는 다 사라지고 동두천에 딱 한 곳이 남아있는데, 시가 관광지 활성화를 위해 관련 건물 철거를 추진하면서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윤나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지럽게 자란 잡초 너머로 보이는 낡은 2층짜리 건물, 1973년부터 20년 간 동두천 미군 부대 인근에서 운영됐던 옛 성병 관리소입니다.
사실상 성병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여성들을 수용하는 시설로 사용됐는데, 지난 1996년 폐쇄됐고 30년 가까이 방치돼 있었습니다.
경기 동두천시는 소요산 관광지 확대 사업을 추진하며 옛 성병 관리소 일대 부지를 사들였고, 건물을 폐쇄해 임시 주차장과 숙박시설 등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들은 옛 성병 관리소는 한국 근현대사의 아픈 과거를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인 만큼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며 철거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김대용/철거 저지 공대위 대표 : "건물이 지워진다고 하면 그 장소가 가지고 있는, 건물이 가지고 있는 역사를 증명하는 힘이 사라지는 것이고, 평화와 인권을 향한 역사를 만들어가는데 이 건물을 활용해보자 하는 의미로 (철거를 반대합니다)."]
하지만 동두천시는 시민 다수가 철거를 원하고 있고, 소요산 관광지 확대가 시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사업인 만큼 철거 계획 철회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또 관련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이르면 10월쯤부터 철거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우정/동두천시 관광휴양과장 : "옛 성병 관리소 건물과 토지는 소요산 관광지 개발 사업을 위해서 2023년도 2월에 매입한 행정재산입니다. 건물은 철거하고 토지는 핵심사업부지로 이용할 계획입니다."]
한편 오늘로 예정됐던 시 의회와 철거 반대 단체의 간담회는 회의 내용 공개 여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며 결국 무산됐습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윤나경 기자 (bellenk@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단독] 프놈펜에 ‘리딩방 사기’ 본부…합숙 시설 갖추고 사기
- [단독] 캄보디아 본부에 한국인 ‘북적’…귀국 조직원 9명 구속
- [단독] 가짜 앱과 홈페이지로 속여…“두 달 만에 37억 원”
- ‘딥페이크 성범죄’ 우려 확산…정부 강력 대응책 마련
- [단독] 10살 아동에 ‘결혼 서약·사진’ 요구…2심 “성착취 대화” 무죄 뒤집혀
- 3년 반 동안 교제 살인 74건 확인…평균 징역 18.6년
- 병장 월 소득 205만 원 시대…초급 간부는?
- 전기차 화재 진압 훈련…“재발화를 막아라”
- “제주공항 이륙 중 엔진 경고등”…승객 수천 명 큰 불편
- ‘10도 초과’ 경사진 영아 수면용품 주의…“질식 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