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중국 군용기 첫 영공 침범에 “주권 중대 침해” 반발

미국과 협력 견제·경계 감시 능력 확인 등 각종 해석 나와

일본 정부는 27일 중국 군용기가 전날 자국 영공을 처음으로 침범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에 26일 외교 경로로 매우 엄중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구했다”면서 “주권의 중대한 침해일 뿐 아니라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기하라 미노루 방위상도 이날 “(중국 측) 행동의 의도와 목적에 대해서는 사안의 성질상 확실히 말하기 곤란하다”면서 “중국의 군사 동향에 큰 관심을 갖고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군 Y-9 정보수집기가 전날 오전 11시29~31분 일본 열도 서남부 나가사키현 단조군도 앞바다 영공을 침범했다. 일본은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긴급 발진해 대응했으며, 외무성은 주일 중국 임시 대리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과거 중국 항공기가 일본 영공을 침범한 적이 두 차례 있었으나 군용기 침범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군의 영공 침범은 미·일 협력 강화에 대한 견제구라는 해석이 나왔다. 산케이신문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의 역내 군사 훈련에 중국이 반발한 것으로 봤다. 최근 나토 회원국은 환태평양연합군사훈련(RIMPAC)에 다수 참가했고, 이탈리아 함대는 지난 22일 처음으로 일본에 기항해 해상자위대와 합동 훈련을 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함선이 지난 7월 중국 영해 내를 승인 없이 항행한 데 대해 중국 측이 보복성 조치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해상자위대 출신 가와카미 야스히로 사사카와평화재단 안전보장연구그룹장은 요미우리신문에 “(중국이) 일본의 대처력을 확인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앞으로 도발의 강도를 높여 나갈 우려가 있으며, 작은 변화를 장기간 거듭해 기정사실로 만들어 가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짚었다.

중국 정부는 이날 상황을 확인 중이라면서 영공 침범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