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마’ 김태효, “대통령도 뉴라이트냐” 추궁에 “뜻도 모르신다”
“친일파 밀정” 비판에 “일본 마음 다스리는 게 중요하다는 뜻”
뉴라이트 인선 지적엔 “대통령이 누구 인사하라 한 적 없어”
정진석 “윤 정부는 극일사관”…동해영토수호훈련도 도마에
여야가 26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역사관과 대일본관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윤석열 정부의 뉴라이트 인사 임명과 대일 저자세 외교 등을 비판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친일 프레임으로 몰아가는 것은 과도하다며 ‘극일’ ‘승일’을 주장했다.
최근 ‘중일마’(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야당의 타깃이 됐다. 서미화 민주당 의원은 “세간에서 김 차장을 친일파 밀정이라고 한다. 친일파 밀정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 차장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서 의원이 또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은 헤아리고 있나”라고 묻자 김 차장은 “대한민국 국익을 중시해서 말씀드린 것”이라며 “일본의 마음을 다스려서 우리가 더 잘해내고 자신감에 찬 한·일관계를 리드해 가자고 계속 말씀드리고 있다”고 했다.
앞서 김 차장은 지난 16일 KBS와 인터뷰하면서 ‘정부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일본에 대해 할 말을 못하고 있다’는 취지의 질문에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이 뉴라이트이냐”는 서 의원의 질의에 “대통령께서는 아마 뉴라이트의 의미를 정확히 모르고 계실 정도로 이 문제와 무관하다”며 “뉴라이트 발언을 대통령이 하신 적이 없다”고 했다. 김 차장은 또 “임시정부와 건국이 계속해서 (이어져서) 지금까지도 광복과 건국이 연속선상에 있다는 것이 일관된 대통령님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공직 인선에 뉴라이트 성향 인사가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대통령이 누구를 인사하라고 하신 적이 없다”며 “우선 뉴라이트 인사의 정의가 저희가 헷갈리고 또 특정 정파 간의 의견이 있기 때문에 저희 정부는 (인선에 그런 영향이) 녹아 있는지 살펴봐야겠다”고 말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김 차장이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뉴라이트 지식인 100인 선언’에 이름을 올린 사실을 지적했다. 김 차장은 “뉴라이트인가”라는 신 의원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했다. 김 차장은 뉴라이트 지식인 선언에 대해서는 “이름은 올리라고 그랬지만 참석하거나 그 이후에 연결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오후 늦게 회의에 출석했다. 정 실장은 “윤석열 정부는 친일사관, 식민사관을 갖고 있지 않다”며 “굳이 말씀드린다면 극일, 승일 사관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자꾸 친일 프레임이라는 공세로 몰아가는 것은 과도하다”고 했다.
지난 21일 비공개로 실시한 동해영토수호훈련도 도마에 올랐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2018년에는 해병대를 독도에 투입해 역대 최대 규모로 공개훈련을 했다”며 “지난 1년 동안 윤석열 정부가 독도와 관련된 여러 행태에 대해 보다 단호한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겸 국방부 장관은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일본이 주장하는 것은 결단코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두고도 여야는 공방을 벌였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이 괴담 선동을 했다며 비판했고, 야당 의원들은 ‘위험성이 없다’는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을 질타했다.
정 실장은 전현희 민주당 의원이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간부의 사망을 두고 “김건희 여사가 살인자”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러운 것”이라며 “권익위가 고인에게 사건 처리를 강제한 바가 없다. 전 의원이 (왜) 말도 안 되는 극언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거주하는 한남동 관저의 불법 증축 의혹도 꺼냈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국유재산법상 기획재정부에 (관저) 사용 승인 요청을 하게 돼 있는데 5월부터 불법적으로 리모델링을 하다가 7월에 승인이 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실장은 “현재까지 불법 증축 건축물은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공사된 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겠다”고 반박했다.
문광호·이보라·신주영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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