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전방위 확산…여야 뒤늦게 ‘단속 입법’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인공지능(AI)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제도, 정책의 미비는 신속히 보완돼야 한다”며 “디지털 성범죄 근절 대책을 마련하는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정부와 여당은 29일 관련 당정 협의를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딥페이크 범죄 근절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며 “피해자 보호 방안과 딥페이크 제작 배포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규정을 강구하라”고 당부했다.
딥페이크(Deep fake) : 딥러닝(deep learning)과 페이크(fake)의 합성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인물의 얼굴을 다른 사진이나 영상에 실제처럼 조합하는 것.
국회 과방위는 올해 6월 11일 22대 국회 첫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여당이 국회 운영 방식에 반발하는 차원에서 상임위 보이콧에 나서며 시작부터 파행을 거듭했다. 26일 업무보고를 받은 전체회의 이전까지 18차례의 전체회의를 개최했지만 이진숙 방통위원장 청문회와 ‘방송 4법’ 강행처리,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진 선임과 관련한 현안질의 등 방송 관련 여야 대치만 이어졌다.
여야가 정쟁에 몰두하는 동안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인공지능(AI) 관련 법안 7개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 딥페이크 범죄 예방과 연관된 법안들은 과방위에 계류된 상태다. 이들 법안에는 AI 생성물에 가상의 정보라고 표시하는 이른바 ‘워터마크’를 넣도록 하는 등 딥페이크 혼란을 막기 위한 AI 안전 장치 내용이 포함됐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이 21대 국회에서 발의한 AI 기술을 이용해 만든 가상 음향, 이미지, 영상 등에 대해 ‘워터마크’를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하는 내용을 담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22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됐지만 전날 전체회의에서야 상임위에 상정됐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올해 5월 말 AI에 대한 정의를 규정하고 이와 관련하여 발생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신체 등을 보호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 산업 육성 및 신뢰 확보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지만 지난달 소위에 회부된 후 논의에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날 과방위 전체회의에서도 여야는 법원의 방문진 신임이사 임명 집행정지 인용과 관련해 공방을 벌이는 데 치중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만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에게 딥페이크 악용 방지에 대한 질의를 했다. 과방위 관계자는 “여야가 ‘과학기술통신’ 논의는 뒤로 미루고 방통위 등 ‘방송 정쟁’에 몰두하다 보니 정작 민생에 필요한 AI 관련 논의 등은 전혀 진전이 없었다”라고 비판했다.
국회 여가위도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다. 여가위는 다음 달 4일 처음으로 딥페이크 범죄 관련 긴급 현안 질의를 열고 현황 점검과 범정부 차원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국회 여성가족위원들은 이날 “딥페이크 기술의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법적 제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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