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끝없는 교육열, 강남불패 신화 고착”

임정환 기자 2024. 8. 2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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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교육열에서 파생된 끝없는 수요가 강남 부동산 불패 신화를 고착시켰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주 기준 금리를 동결하기로 한 결정 이후 현 상황에서 옳은 결정이었는지 갑론을박도 있고 많은 분이 의견을 제시해주셨다"면서 "왜 우리가 지금 금리 인하를 망설여야 할 만큼 높은 가계부채와 수도권 부동산 가격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에 빠지게 됐는지에 대한 성찰은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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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교육열에서 파생된 끝없는 수요가 강남 부동산 불패 신화를 고착시켰다"고 말했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불안정의 근본 원인으로 ‘강남 부동산에 대한 초과 수요가 상시 잠재해 있는 사회 구조’를 지목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침체에서 벗어야 나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가운데, 부동산 급등 우려로 쉽사리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없는 통화정책의 딜레마를 구조적 문제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지역균형발전 정책과 교육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 주제로 열린 한은-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해 폐회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이 총재는 "입시 경쟁이 치열해지고 사교육이 중요해지다 보니 자녀가 학교에 갈 나이가 되면 서울로, 또 강남으로, 전세로라도 진입하고자 한다"며 "이후 대학에 입학하면 또 다음 세대가 같은 목적으로 진입을 기다린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초과 수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아무리 보유세나 다른 정책 수단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 해도 집주인은 전셋값 인상으로 전가하면 그만"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의 이날 발언은 최근 한국은행 기준 금리 동결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이 총재는 "지난주 기준 금리를 동결하기로 한 결정 이후 현 상황에서 옳은 결정이었는지 갑론을박도 있고 많은 분이 의견을 제시해주셨다"면서 "왜 우리가 지금 금리 인하를 망설여야 할 만큼 높은 가계부채와 수도권 부동산 가격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에 빠지게 됐는지에 대한 성찰은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의 이번 결정은 한 번쯤은 악순환의 고리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에 대한 경각심을 주고 이번 정부가 지난 20년의 추세를 처음으로 바꿔주는 정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의 거시건전성 정책 공조뿐 아니라 문제의 근저에 있는 입시경쟁과 수도권 집중과 같은 구조적 문제에 대한 개혁도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심포지엄에서 한은 연구진은 대학 입학 정원을 지역 인구에 비례해 뽑도록 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른바 ‘지역별 비례 선발제’로, 20년 전 도입한 지역 균형 선발제를 이제는 소규모에서 벗어나 크게 확대하자는 취지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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