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졌는데 꾀병 부리지 말라고.." '얼차려 사망' 훈련병 동기들 증언
가혹한 군기훈련으로 훈련병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대처가 더 빨랐다면 살릴 수 있었을 거라는 동료 훈련병들의 증언이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그럴 책임을 지고 있던 중대장과 부중대장은 서로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며 책임을 떠넘기고만 있습니다.
조승현 기자입니다.
[기자]
숨진 박모 훈련병과 함께 군기훈련을 받은 동기는 모두 5명입니다.
그 가운데 4명이 오늘(27일)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증인들은 취침시간에 떠든다며 적발됐을 당시, 부중대장이 손에 야구방망이를 들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강압적인 분위기였다는 겁니다.
훈련병들은 보급품 말고도 40권 넘는 책을 넣은 완전 군장을 멨습니다.
부중대장은 그 상태에서 연병장 두 바퀴를 걷게 했습니다.
그러다 중대장이 나타나 연병장을 뛰게 하고 팔굽혀펴기를 지시했습니다.
군장에서 책이 쏟아지자 소리 지르고 욕 했습니다.
다시 달리기를 시켰고 그 과정에서 박 훈련병이 쓰러졌습니다.
중대장은 훈련병을 일으켜 세우는 과정에서도 욕을 했다고 동기들은 증언했습니다.
입에 거품을 물 정도로 상태가 나빴는데, 가족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숨진 박 훈련병 어머니 : '그냥 훈련받다가 어머니 쓰러졌습니다.' '그러면 내가 가야 합니까?' 그러니까 '오실 필요 없습니다.']
중대장과 부중대장 모두 "가혹 행위는 인정하지만 학대 치사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증인 가운데 한 명은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판정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 시간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증인들 모두 두 사람이 형사처벌 받길 원한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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