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부산 디자인 리더십

강필현 부산디자인진흥원 원장 2024. 8. 27. 19:4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선진 국가의 지역사회, 디자인 주도 균형발전
시민 위한 디자인정책, 글로벌허브 발판될 것
강필현 부산디자인진흥원 원장

디자인은 사회와 산업에서 새로운 가치를 제안하고 실현하며, 미래를 위한 창조적 혁신을 실천하는 핵심 분야다. 한국에서 디자인 산업은 대표적인 불균형 산업이다. 디자인 기업과 디자이너, 그리고 매출의 64%가 수도권에 집중해 있다. 이러한 결과는 시민 삶의 질과 지역 산업의 미래 시장, 일자리 창출 역량의 불균형으로 연결된다.

부산디자인진흥원과 동남권디자인산업협회는 ‘부산 주도의 디자인 균형발전 정책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 대학, 제3세계 국가에서 활약한 디자이너, 산업·보건·행정 등 중앙정부에서 다양한 디자인 정책 성과를 창출한 디자이너,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위한 디자인 전문가 등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말에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정부에 정책 제안 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우수한 디자인은 시민을 만족시킨다. 공공서비스의 불편한 요소를 발견하게 하고, 새로운 가치를 요구할 수 있게도 한다. 또 시민을 위한 디자인 과정은 공공 부문의 일하는 방식을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혁신한다. 시민의 요구에 집중하게 하고, 시민을 위한 문제 해결이나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칸막이로 구분돼 있던 공공서비스 분야를 융합하거나 협업하게 한다. 물론 지역 산업에 새로운 상품 서비스 비즈니스 등의 아이디어를 디자인 기업과 디자이너들이 제공하며 미래 시장을 창출하는 역할도 한다.

지난 7월 부산시가 미래디자인본부를 신설하고 ‘디자인부산 혁신전략’을 발표하면서 진행하는 디자인 정책들은 디자인 주도의 균형 발전을 위한 부산 디자인 리더십으로 설명할 수 있다. 미래디자인본부는 공공서비스 혁신과 정주 환경, 공공 공간, 녹지·여가환경 등에 시민 삶의 증진을 위한 디자인 정책을 담당한다. 여기에 부산 디자인 산업혁신으로 시민에게 우수 디자인을 제공하는 역량을 강화하고, 부산 산업과 기술을 디자인과 융합해 미래 시장을 창출하는 부산 디자인 산업을 육성한다. 부산시가 주도해 수도권에 편중한 디자인 역할을 부산 시민을 위한 디자인으로 발전시키고, 전국 시·도의 주민이 누리는 디자인으로 전환하는 여정을 시작한 것이다. 지역 디자인 산업의 균형 발전은 디자인 주도의 국가 균형발전에 필요한 선행 과제다.

필자는 지역 사회와 산업의 창조적 혁신과정을 진행하는 디자인 산업을 성장 복지 사회의 균형 발전에 중요한 기반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여러 세대에 영향을 미치는 이탈리아의 디자이너 엔조 마리는 1973년 특별한 프로젝트 Autoprogettazione Project 진행 결과를 전시했다. 디자이너는 지역 사회 주민들이 나무판과 각목만 구하면 스스로 제작할 수 있는 테이블, 수납장 등 매우 실용적인 가구 디자인을 선보였다. 전시회를 시작으로 도면과 카탈로그는 주민에게 무료로 제공했다. 디자인을 사용하는 사회 구성원들이 디자이너의 실용적인 디자인 철학과 개념을 생활 속에서 경험하고 누릴 수 있도록 만든 프로젝트였다. 현재 유럽 등 선진 국가의 지역 사회는 시민을 위한 디자인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시민 삶의 질을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해당 사회의 미래 가치를 사회 구성원들과 꿈꾸며, 다양한 소통과 협력을 이끌어내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디자인 주도의 균형발전은 지역 사회의 미래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에 디자인 분야가 참여해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디자인은 다양성과 요구를 발견·발전시켜 문제 해결이나 새로운 가치를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증·경험하게 한다. 디자인 주도의 균형발전을 위한 첫 번째 과제는 해당 사회 소속 디자이너가 시민을 위한 역할을 지속 가능하게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 디자인 산업을 사회의 진보를 이끄는 기반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두 번째는 지역 사회에서 우수 디자인을 경험하고, 시민의 권리로 공공과 사회 서비스 분야에 우수 디자인을 요구하는 과정이 진행돼야 한다. 필요에 따라 국내외에서 검증된 디자이너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시민에게 우수 디자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지역 디자이너, 기업이 시민과 함께 필요한 디자인 정책을 제안하고 진행할 수 있는 역할의 변화이다.


부산시는 시민이 참여하고 역할을 담당하며 모두가 발전하는 한국의 수평적 균형발전에 필요한 디자인제도, 시스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디자인본부가 ‘디자인 부산 혁신전략’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때 전국 시·도가 따라 하는 혁신의 파동이 시작될 것이다. 이미 충북과 용인시 등이 부산의 시민공감디자인단을 벤치마킹 하기 위해 부산을 방문했다. 부산시는 시민과 함께 창조적 공동체로 한국의 미래를 그리고, 세계 사회가 주목하는 글로벌 허브 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