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청문회’ 공방…헌재 “탄핵소추 정쟁 도구될까 걱정”

박혜연 기자 2024. 8. 2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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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 탄핵 요청 청원에 관한 청문회를 강행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 의원들과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 측이 헌법재판소에서 27일 공방을 벌였다. 헌재는 정 위원장 측에 “탄핵소추가 정쟁의 도구가 될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요청 청원에 대한 청문회 개최' 의결에 반발해 국민의힘이 제기한 권한쟁의심판 첫 변론에 자리해 있다. /뉴스1

헌재는 이날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국힘 법사위 소속 유상범·곽규택·박준태·송석준·장동혁·조배숙·주진우 의원이 민주당 소속의 정청래 법사위원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심판 사건의 공개 변론을 열었다.

이날 청구인 측에서는 조배숙·주진우 국힘 의원과 법무법인 도우화산의 권오현 변호사가 참석했다. 피청구인 측에선 정 위원장을 대리해 법무법인 클라스한결의 김진한 변호사가 참석했다.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정 위원장 측 대리인에게 “지금은 인터넷 시대다. 인터넷에 청원 글이 게시된 후 30일 안에 5만명 이상 동의 요건은 너무 쉽게 달성되는 게 아닌가”라며 “수시로 탄핵소추를 조사한다고 청문회를 여는 건 법률에서 탄핵소추 요건을 가중한 취지를 몰각해 탄핵이 정쟁의 도구로 사용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정 위원장 측 대리인은 “재판관님의 지적을 충분히 동의한다. 저도 같은 우려 하고 있다. 다만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듯이 대통령도 우리나라 법률상 청원을 피해갈 수 없는 사람이다”라고 답했다.

국민동의 청원은 최초 청원이 게시된 이후 30일 동안 5만 명 이상 동의하면 소관위원회에서 심사해 본회의 부의 여부를 결정하고, 심사를 통과한 청원은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심의 후 의결된다. 민주당 측은 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 청원이 약 143만명의 동의로 종료된 점을 근거로, 탄핵청원 청문회 개최를 주장해왔다.

헌재는 이날 양측의 의견을 모두 들은 뒤 변론 절차를 종결했다. 선고일은 나중에 따로 정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조배숙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요청 청원에 대한 청문회 개최' 의결에 반발해 국민의힘이 제기한 권한쟁의심판 첫 변론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 국힘 “국회의원 권한 침해” vs 정청래 측 “절차 문제 없다”

국민의힘 측은 대통령 탄핵 청원은 재판과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에, 재판에 간섭하는 내용의 청원을 금하는 국회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또 탄핵안 발의는 국회의원의 권한이지 국회가 처리할 수 없는 안건이므로,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장 보고를 거쳐 종결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반면 정 위원장 측은 청문회가 합법적 절차였다고 반박했다. 정 위원장 측 대리인은 이날 “대통령이 여러 권한을 남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고 그 청원에 수많은 국민이 동의한 사안”이라며 “법사위가 그에 관해 조사해서 본회의에서 이 부분에 관해 논의하자는 문제 제기를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회법은 위원회가 ‘중요한 안건’에 대해 청문회를 열 수 있다고 규정하는데, 법사위에 참여한 다수가 중요한 안건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국힘 의원들은 지난달 윤 대통령 탄핵 요청 청문회가 강행된 것에 반발하며 지난달 12일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들은 정 위원장의 청문회 청원안 상정과 가결이 헌법과 국회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무효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9일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을 상정한 뒤, 청문회 실시계획서 등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청문회는 지난달 19일과 26일 실제로 열렸다.

당시 국힘 법사위 위원들은 대통령 탄핵 청문회 안건에 대해 토론을 해야한다고 나섰지만, 정 위원장은 ‘토론이 충분히 이뤄졌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국힘은 편파적 운영이라면서 반발했고,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채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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