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트쿠 21점, 정윤주 14점’ 흥국생명, 상하이 전지훈련 첫 연습경기서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에 1-3 패
흥국생명은 27일 중국 상하이 칭푸구에 위치한 상해체육관에서 열린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와의 연습 경기에서 1-3(21-25 19-25 25-23 16-25)로 패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은 선수단의 면면이 많이 바뀌었다. 외국인 선수로 트라이아웃 7순위로 투트쿠 부르주(튀르키예)를 영입했고,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선 4순위로 미들 블로커 황 루이레이(중국)을 뽑았다. 여기에 세터진에서도 이원정과 2025~2026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페퍼저축은행에 내주는 대신 이고은와 2025~2026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왔다. 리베로 포지션도 IBK기업은행에 미들 블로커 김채연을 내주며 베테랑인 신연경을 데려와 보강했다.
가장 관심을 모은 김연경의 대각에 위치하는 아웃사이드 히터 한 자리는 4년차의 정윤주가 선발 출전했다. 1m76의 단신이지만, 점프력과 파워가 좋아 공격력이 돋보이는 정윤주는 약점인 리시브만 보완한다면 흥국생명의 공격력 강화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다. 아본단자 감독도 “(정)윤주의 잠재력은 매우 높다. 코트 위에서 자신감을 키웠으면 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고은은 아본단자 감독의 주문 사항대로 속공과 이를 엮은 파이프(중앙 후위 공격)의 비중을 늘리려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김연경이 전위 코트 왼쪽에 위치한 오픈 상황에서도 김연경에게 올리지 않고, 후위 가운데에 있는 정윤주에게 공을 올리기도 했다. 김연경과도 아직은 호흡이 잘 맞지 않아 김연경의 1세트 공격 성공률은 21%(3/14)에 그쳤고, 팀 전체 공격 성공률도 32%(12/38)에 그쳤다.
정윤주의 리시브는 합격점을 주긴 어려웠다. 아웃되어 나가는 상대 서브를 받으려다 리시브 범실로 득점을 허용하기도 하고, 상대의 강한 스파이크 서브에 그대로 에이스를 헌납하기도 했다. 다만 상대 블로커 앞에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강한 파워를 앞세운 공격력은 일품이었다. 다가올 시즌에 흥국생명의 주포 역할을 해줘야 할 투트쿠도 잘 세팅되어 올라온 오른쪽 퀵오픈은 빠르게 처리했지만, 오픈 상황에서 띄워진 하이볼 처리는 다소 미숙했다. 다만 상대 공격을 막아내는 블로킹 능력은 수준급이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3세트부터 김연경을 빼고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를 김미연-정윤주로 구성했다. 연습경기인 만큼 김연경을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김연경이 빠졌지만, 앞선 두 세트에서 손발을 맞춘 덕분일까. 3세트 들어 흥국생명 선수들의 조직력은 한결 나아진 모습이었다. 덕분에 투트쿠의 장점이 크게 발휘됐다. 3세트에만 상대 공격을 3개나 가로막아냈고, 세트 공격 성공률도 58%(7/12)로 크게 올랐다. 주공격수의 분전에 흥국생명은 3세트 초반부터 크게 앞서나갔고, 세트 막판 상하이의 추격을 허용하긴 했지만 24-23에서 투트쿠의 공격이 상대 수비를 벗겨내면서 3세트를 가져왔다.
4세트 초반 앞서나가던 흥국생명은 이내 역전을 허용한 뒤 끌려갔고, 결국 16-25로 패하며 첫 연습경기를 마쳤다. 흥국생명은 31일까지 예정된 상하이 전지훈련에서 두 번 더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와 연습경기를 갖는다.
경기 뒤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력이 좋진 않았는데, 이런 경기를 통해 연결이나 호흡적인 면을 더 성장시켜야 한다. 오늘은 블로킹이나 수비 위치, 이단 연결 부분이 아쉬웠다”고 총평했다.
상하이=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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