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K]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 추진…“사무 배분은 어떻게?”
[KBS 제주] [앵커]
제주도가 오는 2026년 7월 민선 9기 출범에 맞춰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단일 행정체제에서 기초자치단체가 부활할 경우 과연 행정 업무는 어떻게 나누어질지 궁금증이 생기실텐데요,
최근 기초자치단체로 위임하거나 광역자치단체에서 담당할 업무에 대한 사무 배분 밑그림이 나왔습니다.
행정 사무 배분이 왜 중요한지, 도민 생활에는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 취재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신익환 기자, 우선 사무 배분이란 말 자체가 시청자들에게 어려울 수 있거든요.
어떤 걸 말하는 건가요?
[기자]
네, 앞서 보셨듯이 오늘도 제주형 기초단체 도입과 관련한 재정조정제도 도입 전문가 토론회가 있었는데요.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현재 제주도가 계획하고 있는 건 기초자치단체를 서제주시와 동제주시, 서귀포시 등 3개로 나누려고 하는 건데요.
사무 배분이란 것은 행정체제 개편으로 제주도와 3개 기초단체가 어떤 업무를 맡을 것인지에 대한 사무를 조정하는 작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흔히, 직장에서 업무분장을 하는 개념과 비슷한 거네요.
그렇다면 제주도는 현재 사무 배분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기자]
네, 사무배분 관련 용역과 전문가 토론회 등을 통해 정리하고 있는데요.
3개 기초단체 설치에 맞춰 사무 배분 윤곽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현재 제주도와 행정시가 맡고 있는 전체 사무가 3만 5천 건인데요.
기존에 광역단체 업무였던 2,927건이 기초단체로 위임되고요.
기초단체 업무 386건은 광역으로 이관됩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정되는 것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우선 광역에서 기초단체로 위임되는 대표적인 업무를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다른 시도의 경우, 1MW 규모의 태양광 등 전기사업 인허가는 시군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이에 더해서 발전용량 규모를 3MW까지 확대해 기초단체에서 인허가를 담당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현행 법령상 3MW 규모의 전기사업 인허가는 광역단체에서 하게 돼 있는데요.
신속한 민원 처리 등을 위해 기초자치권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이처럼 광역단체 사무를 기초단체로 위임하는 사례, 어떤 게 또 있을까요?
[기자]
공장 설립 시행 승인이 있는데요.
현재 특별법상에는 5만 제곱미터 이상 공장 신설에 대한 시행승인은 도지사가 하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행정체제 개편을 통해 전 면적에 대한 승인권을 기초단체로 위임할 계획입니다.
휴양펜션업 관련 사무도 법령상에는 광역단체 업무인데요.
제주도는 관광이 제주 주요 산업이기 때문에 휴양펜션업 인허가 편의 등을 위해 기초단체에서 수행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지방하천 관련 사무도 광역에서 하게 돼 있는데, 이 또한 기초로 사무 위임을 할 예정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에는 반대로 기초단체에서 광역화되는 사무는 어떤 게 있나요?
[기자]
네, 도민 생활에 밀접한 대중교통 업무가 있습니다.
현재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관리·운영하는 공영버스가 있는데요.
3개 기초단체가 출범하면, 공영버스 운영 주체가 달라집니다.
기초단체가 공영버스를 맡게 되면 노선이 중복될 수 있고, 재정 부담을 이유로 제각각 요금을 인상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요.
이 같은 문제로 인한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기초단체가 출범하더라도 광역단체인 제주도에서 대중교통을 단일 교통망으로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대중교통 외에도 도민들이 보편적으로 이용하는 서비스인 상하수도 운영 관리의 경우도 법령상에는 기초 사무로 돼 있습니다.
단일 요금체계, 급수 문제 해결 등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초단체 개편이 있더라도 광역에서 사무를 수행하기로 했습니다.
제주도는 이 같은 사무를 광역화하면 연간 약 5천5백억 원 정도의 기초 단체 재정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대중교통이나 상하수도 업무는 기초자치단체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설계가 되고 있군요,
이렇게 사무 배분 사례 등을 살펴봤는데, 궁금한 대목이 과연 사무 배분이 도민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길래 중요한 건가요?
[기자]
사무 배분으로 도민 삶의 어떤 변화가 있을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제주도는 사무 처리 권한이 주민들과 보다 가까이 자리한 기초단체로 부여되면 신속한 민원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민원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현재 행정시 체제에서 민원을 넣으면 권한이 미약한 행정시가 처리하지 못하고 광역단체인 제주도로 넘어가게 되는 경우 해결까지 시간이 한참 걸린다고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기초단체가 설치되면 시장이 선출직이고 상당수 사무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훨씬 적극적으로 챙길 수 있는 요인이 생깁니다.
지금 행정시와는 다르게 기초단체 자체적으로 조례도 만들 수 있고요.
예산이나 인사에 있어서도 시장 권한이 훨씬 확대됩니다.
이를 활용하면 시장이 민원 처리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겁니다.
이로 인해 민원 처리 속도가 이전보다 빨라지고요.
주민들 요구에 신속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을 꼽히고 있습니다.
[앵커]
기초자치단체 도입에 따른 우려도 나오는 거로 알고 있어요.
보건소도 지금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요?
[기자]
네, 행정구역이 유지되는 서귀포시와 달리 제주시는 두 개 시로 분할되죠,
현재 제주시 지역 보건소는 제주보건소와 동부, 서부 등 3곳입니다.
현행 지역보건법은 보건소를 시군구별로 1곳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행정체제 개편으로 제주시가 서제주시와 동제주시로 나뉘면 보건소도 2곳으로 줄여야 한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제주시는 제주특별법 특례 등을 통해 지금처럼 보건소 3곳을 유지하는 방안 등을 정부와 협의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무 배분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데요.
사무 배분은 어떤 절차에 따라 확정되나요?
[기자]
네 앞서 설명해 드렸는데요.
기초에서 해야 할 사무지만 도민 삶의 질을 더 윤택하게 하거나 이용 편의를 위해서 광역에서 해야 할 사무가 있는데요.
이러한 경우는 제주특별법 개정을 통해 특례를 마련해야 합니다.
반대로 광역단체 사무지만 기초로 위임하기 위해서는 도 조례 제정과 개정을 통해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합니다.
[앵커]
기초자치단체 설치와 사무배분 등 행정체제 개편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투표가 필요한데, 현재 행정안전부와 협의가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지난달 29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올해 내 주민투표 시행을 요청했는데요.
오영훈 지사는 11월 안에는 주민투표가 시행돼야 하고 늦어도 올해 12월을 넘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주민투표를 하려면 도의회 의견 청취와 선거관리위원회 협의, 주민투표 발의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요.
오 지사는 이러한 절차가 두 달 정도 소요된다며, 다음 달까지는 행안부가 주민투표 시행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현재 행안부가 제주도가 제출한 자료 등을 검토 중인데요.
세 차례 정도 만나 협의도 진행한 상태입니다.
[앵커]
주민투표 시행을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기초단체 부활과 관련해 도민운동본부도 출범했죠?
[기자]
네, 지난 12일이었는데요.
제주주민자치연대와 제주도연합청년회 등 도내 26개 단체로 구성된 '제주도 기초자치단체도입을 위한 도민운동본부'가 출범했습니다.
기초단체 도입에 뜻을 같이하는 단체들이 힘을 모으기로 한 건데요.
정부가 주민투표 시행 요구를 즉각 수용해 시민이 직접 뽑은 시장과 시의원이 신속한 민원 처리와 책임 행정에 나설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당장 다음 주부터 9월인데요.
행안부가 제주도와 도의회, 도민운동본부가 요청한 연내 주민투표 시행을 수용할지 여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행안부가 연내 주민투표 시행 요청에 어떤 검토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신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김정엽
신익환 기자 (si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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