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허리도 못 펴는 환자 집에 보냈다"…구급대원들 간밤 절박한 대화

강나현 기자 2024. 8. 27.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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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밤사이에도 구급대원들은 응급 환자를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발만 동동 굴러야 했습니다. 저희가 서울 지역 소방대원들이 응급 상황을 공유하는 대화방을 살펴보니, 지난밤에도 응급 환자를 결국 집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대원들끼리도 '아프면 안 된다'는 말을 주고받을 정도인데 강나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지역 소방대원 약 200명이 응급 상황을 공유하는 온라인 단체 대화방입니다.

새벽 1시, 귀가 3.5cm 찢어진 보호자 없는 환자를 이송해야 하는데 받아줄 병원이 없다며 난감해합니다.

또 다른 대원은 새벽에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와 병원을 돌았는데 겨우 2차 병원을 갔더니 3차로 가라 하고, 3차 병원에선 다시 2차로 가라고 했다면서 결국 허리도 못 펴고 아파하는 사람을 다시 집으로 데려다줬다고도 합니다.

소방대원들조차 "밤이나 휴일엔 아프면 안 된다", "새벽에 대학병원은 못 가는 수준" 이라는 대화가 이어집니다.

한 대학병원에 연락했더니 2~3시간 대기할 거면 오라길래 2시간 기다렸다 겨우 들어갔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김길중/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 부위원장 : (병원 밖 대기 중에) 정말 응급상태가 되면 구급대원이 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거든요. 많게는 5~6시간 대기하고 있으면 나중에 정말 응급 환자가 구급차를 부르면 남는 구급차가 없는 상태가 발생도 하고…]

대원들 사이에선 코로나19 대유행 때보다 지금의 응급실 진료 차질이 더 심각하다고 합니다.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정부 인식과 달리, 큰 위기라고 입을 모읍니다.

[김길중/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 부위원장 : (병원이 지금) 관리 가능한 정도만 환자를 받고 있는 거잖아요. 정부에선 병원 내의 상황은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접수 전의 상황을 좀 보시면서 판단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영상디자인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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