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출 3.2% 늘린 ‘긴축 기조’…R&D 복원, SOC 대거 삭감(종합)

이석주 기자 2024. 8. 2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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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년도 예산안 677조

- 지출 증가폭 2년째 3% 안팎
- 대부분 의무지출로 채워져

- 육아휴직 급여 250만 원으로↑
- 내년 병장 월급 최대 205만 원
- 필수·지역의료 강화 2조 투입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이 ‘총지출 677조4000억 원’ 규모로 편성됐다. 올해 총지출보다 3.2% 늘어난 것으로 국가재정 운용계획상 예정됐던 4.2%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지출 구조조정도 역대 최대 수준인 24조 원 규모로 단행됐다.

지난 22일 내년도 예산안 사전 브리핑을 하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연합뉴스


▮재량지출 증가율 0.8% 불과

정부가 2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25년 예산안’을 보면 내년 총지출 규모는 677조4000억 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올해(656조6000억 원)보다 3.2% 늘어난 액수다. 역대 최저인 올해 총지출 증가율(2023년 대비 2.8%)보다는 높지만 정부가 지난해 ‘2023~2027년 국가재정 운용계획’에서 제시한 2025년 총지출 증가율(4.2%)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내년 재량지출은 311조8000억 원으로 올해(309조2000억 원)보다 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재량지출은 인건비 등 ‘경직성 지출’을 뺀 것이다. 반면 법에서 정한 의무지출(공적연금 등)은 내년 365조6000억 원으로 올해보다 5.2% 늘어난다. 사실상 내년에 증가하는 예산 대부분은 의무지출인 셈이다.

내년 정부의 총지출 계획을 12대 주요 분야별로 보면 지난해 ‘대폭 삭감 편성’으로 논란이 됐던 연구·개발(R&D) 예산이 올해(26조5000억 원)보다 11.8%(3조2000억 원) 늘어난 29조7000억 원으로 편성됐다. 12대 분야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반면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25조5000억 원으로 올해(26조4000억 원)보다 3.6%(9000억 원) 줄었다. 12대 분야 중 유일하게 감액됐다. 정부가 지난해 8월 ‘2024년 예산안’을 발표했을 때 한 푼도 반영하지 않아 논란이 됐던 지역화폐 예산은 이번에도 ‘0원’으로 책정됐다.

▮노인 일자리 내년 110만 개로 확대

구체적인 사업을 보면 우선 정부는 저출생 문제에 대응하고자 육아휴직 급여 상한액을 현재 월 150만 원에서 최대 250만 원으로 인상한다. 육아휴직 업무 분담 지원금(월 20만 원)도 신설한다. 육아휴직을 사용한 사람의 업무를 동료가 분담하면 한 달에 20만 원을 주는 방식이다. 필수·지역의료 강화에는 내년 2조 원, 향후 5년간 총 20조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다.

청년 지원도 강화한다. 정부는 청년주택청약 당첨 시 분양가의 80%까지 저리(최저 2.2%)로 대출해 주는 ‘청년주택드림대출’을 내년에 신설한다. 생활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월 20만 원, 연 최대 240만 원의 ‘주거안정장학금’을 새로 지급한다. 생계급여(4인 가구 기준) 연간 급여액 기준은 2200만 원에서 2341만 원으로 141만 원 상향 조정된다. 연소득이 2341만 원 이하면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노인 일자리는 올해 103만 개에서 내년 110만 개로 늘리고 노인 기초연금은 물가 상승을 감안해 33만4000원에서 34만4000원으로 올린다. 아울러 정부는 기초생활수급자가 근로를 통해 수급 대상에서 벗어나면 최대 150만 원의 ‘자활성공지원금’을 새로 지급한다. 영세 소상공인의 배달·택배비는 최대 30만 원 지원한다.


▮병장 봉급 165만→205만 원 인상

병장 기준 군 봉급은 205만 원으로 오른다. 월급여 150만 원에 ‘병내일준비지원금’ 55만 원이 포함된 액수다. 올해 병장 봉급은 165만 원(125만 원+40만 원)이다. 이로써 병사 봉급은 윤석열 대통령 공약대로 ‘200만 원 시대’(병장 기준)가 열리게 됐다. 정부는 또 신혼·출산부부 지원을 위해 신생아 특례대출의 소득 요건을 현행 1억3000만 원 이하에서 2억5000만 원 이하로 높이기로 했다.

시세의 90% 수준으로 최대 8년간 거주하는 중산층 대상 ‘든든전세’ 3만 호를 새로 공급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환급 혜택을 제공하는 K-패스는 가입자 증가 전망(185만→360만 명)에 따라 관련 예산을 735억 원에서 2375억 원으로 대폭 증액했다. K-패스 다자녀 가구 할인율도 20%(일반)에서 30~5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e스포츠 내셔널리그도 출범한다. 지자체 8곳에서 국산 게임과 전략 종목 팀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지자체와 대학이 주도적으로 지역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라이즈(RISE)’ 관련 예산은 올해 1조2000억 원에서 내년 2조 원으로 배 가까이 늘어난다. 비수도권 이전·투자 기업에 각종 혜택을 주는 ‘지방투자촉진보조금’ 한도는 10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지역혁신벤처펀드 출자 규모는 1000억 원에서 2000억 원으로 확대된다. 지자체 빈집정비 지원 예산은 5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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