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방지쿠션' 질식 우려 높은데...국내 기준 없어
[앵커]
아기가 음식물을 토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경사진 쿠션이나 요람에서 잠을 재우는 부모님들 많으실 텐데요.
우리나라에서 파는 일부 영아 수면용 제품들이 해외 안전기준에 미달해 질식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기준 실태는 어떤지, 황보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민 육아용품'으로 불리는 신생아 역류방지쿠션입니다.
소화기관이 약한 아기가 우유나 이유식을 토하지 않도록 상체를 살짝 세울 수 있게 경사져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수면용으로 판매하는 영아용 쿠션과 요람, 베개 등 30개 제품을 조사했더니, 절반이 넘는 17개 쿠션과 요람이 해외 기준을 적용하면 질식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에서는 영아 수면용 제품의 등받이 각도를 10도 이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요람은 최대 각도가 58도, 쿠션은 최대 36도로 이 기준을 초과해 미국에서는 판매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국내 '유아용 섬유제품 안전기준'에는 쿠션이나 베개의 각도 제한이 아예 없습니다.
유아용 침대는 등받이 각도를 80도 이하로 제한하고 있지만, 미국 10도, 호주 7도와 비교하면 많이 완화된 기준입니다.
전문가들은 경사가 10도만 넘어도 아기가 돌연사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합니다.
[이재현 / 용인세브란스병원 신생아과 교수 : 10~15도 이상만 되더라도 아기들은 고개가 아래로 떨어지면서 목 안쪽에 있는 기도가 막힐 수 있습니다. (연구결과) 적으면 5배에서 크면 20배까지 수면 자세 때문에 영아돌연사증후군이 더 많이 생길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과 호주에서는 영아가 누울 수 있는 제품에 반드시 영아 돌연사 경고 문구를 표시해야 합니다.
조사대상 30개 제품 가운데 80%는 질식 위험에 대한 경고 표시가 없었는데, 마찬가지로 관련 국내 규정도 없습니다.
[한성준 / 한국소비자원 안전감시국 제품안전팀장 : 영화 돌연사 증후군 예방을 위해서 질식 위험 등 주의·경고 표시를 사업자에게 권고했고, 사업자는 질식 위험 주의·경고 표시를 하겠다고 회신 왔습니다.]
소비자원 요청에 따라 국가기술표준원은 올해 하반기까지 영아 수면용품에 대한 안전기준 개정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영아 돌연사 예방을 위해 단단하고 평평한 표면에 아기의 등을 대고 눕히고, 이불 대신 내복을 입히고 재우는 게 좋다고 당부했습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촬영기자: 온승원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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