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하다 매달린 與, 버티다 받아준 野... 간호법 '벼락치기'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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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제정안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전공의 집단 이탈로 반년 넘게 지속된 의료공백 사태가 '간호법 협치'를 고리로 해결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법안의 쟁점인 '진료지원(PA) 간호사' 의료행위는 법적으로 보호하되 업무범위는 야당 입장을 수용해 시행령으로 정하기로 했다.
급기야 국민의힘은 26일 PA 간호사의 법적지위에 대해 "민주당 안에 다 따르겠다"(복지위 간사 김미애 의원)며 '백지수표'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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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노조 총파업 앞두고 전격 타결
PA 법적 지위 인정, 조무사는 추후에
'간호법' 제정안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야당 주도로 지난해 4월 본회의 첫 통과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가 다시 발의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정치적 셈법만 따지던 여야가 29일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을 앞두고 책임을 모면하려 뒤늦게 '벼락치기' 합의에 나섰다. 전공의 집단 이탈로 반년 넘게 지속된 의료공백 사태가 '간호법 협치'를 고리로 해결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PA 받고, 간호조무사는 일단 뒤로... 여야 뒤늦게 '벼락치기' 타결
국회 복지위원회는 27일 저녁 뒤늦게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간호법 심사를 나머지 숙제하듯 몰아쳤다. 법안의 쟁점인 '진료지원(PA) 간호사' 의료행위는 법적으로 보호하되 업무범위는 야당 입장을 수용해 시행령으로 정하기로 했다. 반면, 간호조무사 시험 응시 학력 기준에 대해서는 각 보건의료단체들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아 추후 논의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당초 밤샘심사를 공언했지만 "이견이 없는 게 이견이었다", "30분 만에도 가능하다"(여야 복지위 관계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미 간극을 좁힌 상태라 논의는 1시간 30분만에 속전속결로 끝냈다.
간호법은 의료법에서 간호사에 대한 내용을 따로 규정한 것이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의 성과였다. 21대 국회에서 의석수를 앞세워 통과시켰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직역 갈등 확산으로 국민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려보냈다. 간호사 외에 다른 의료 직종도 별도의 법을 만들어야 하는가라는 반론이 만만치 않았다.
거부할 땐 언제고 '백기투항' 전방위 읍소한 與
22대 국회 들어서도 눈에 띄는 진전은 없었다. 그러다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하자 정부여당이 다급해졌다. 의사에 이어 간호사까지 등을 돌리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했다. 급기야 국민의힘은 26일 PA 간호사의 법적지위에 대해 "민주당 안에 다 따르겠다"(복지위 간사 김미애 의원)며 '백지수표'를 꺼냈다.
정부여당은 법안 처리를 전방위로 읍소했다. 한덕수 총리는 27일 "간호법은 정부로서 제일 중요한 법 중에 하나"라며 "협치의 일환으로 8월 회기에 반드시 통과시켜달라"고 강조했다. 여당도 "민생 본회의 마지막 퍼즐은 간호법"(김상훈 정책위의장),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장에 모두 열려 있다"(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고 자세를 낮췄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9월 개학 이후 코로나 상황이 심해지면 정부여당은 속수무책이라 백기투항한 것"이라고 말했다.
느긋해하다 선수 놓칠라 달려든 野... '벼랑 끝 전술'
민주당은 전날까지만 해도 느긋해 보였다. 정부여당을 향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진작 제정됐을 법"(복지위 간사 강선우 의원)이라며 대통령 책임론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수권정당'을 강조한 이재명 대표가 직접 의료대란 대책 마련을 지시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제대로 된 간호법'을 내걸며 태세를 바꿨다. 이날 보건의료노조원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여론을 수렴해 여당과 공조에 나서는 모양새로 명분을 쌓았다.
동시에 여당을 견제하며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민주당 소속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은 전날 여당이 원포인트 상임위 개최를 제안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국민의힘이 아니라 제가 열자고 했던 사안"이라고 신경전을 펼쳤다. 국회 복지위 관계자는 "진작에 통과됐어야 하는 법인데 여야 모두 정치적 이득을 극대화하려 서로 전날까지 벼랑 끝 전술만 폈다"고 지적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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