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줍줍' 무순위 청약제 손질…'자가당착'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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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른바 '줍줍(줍고 또 줍는다는 뜻의 신조어)'으로 불리는 아파트 무순위 청약제 개선을 시사하면서 '자가당착'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무순위 청약 문턱을 지나치게 낮춰 수요 폭증을 야기한 데 이어 2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제한을 강화하는 등 정책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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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너무 완화" "정책 자주 바뀌어 혼란"
정부가 이른바 '줍줍(줍고 또 줍는다는 뜻의 신조어)'으로 불리는 아파트 무순위 청약제 개선을 시사하면서 '자가당착'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무순위 청약 문턱을 지나치게 낮춰 수요 폭증을 야기한 데 이어 2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제한을 강화하는 등 정책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행 무순위 청약제도 관련 개편 여부를 검토 중이다. 무주택자나 지역 거주자 등 청약 자격에 제한을 두는 방식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순위 청약은 미계약이나 미분양으로 나온 잔여 물량에 대해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청약을 다시 받는 제도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 등 인기 지역에서 나온 무순위 청약에 최대 수백만 명에 달하는 청약자가 몰리는 등 최소 수억 원에서 십수 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기에 '로또 청약'을 잡기 위한 광풍이 불고 있는 것. 실제로 지난달 경기 동탄2신도시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84㎡ 1가구 무순위 청약에 294만 4780명의 신청자가 몰리며 사상 최고 경쟁률을 갱신했다. 당첨이 될 경우 이 아파트는 최소 10억 원의 시세차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됐다.
'줍줍' 열기는 세종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달 진행된 '리첸시아파밀리에' H3블록(산울마을6단지) 전용면적 84㎡ 2가구 무순위 청약에 8만 4382명이 신청하며 평균 경쟁률 4만 2191대 1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린 스트라우스' 전용면적 84㎡ 1가구 모집에 43만 7995명이 쏠렸으며, 지난 4월에 있었던 '한신더휴 리저브2' 전용면적 84㎡ 1가구 모집에는 24만 7718명이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차례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 약 77만 명이나 몰려든 셈이다.
이처럼 무순위 청약 단지에 '광풍' 수준의 수요가 몰리게 된 건 무순위 청약 문턱이 지나치게 낮아진 영향이 크다.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 5월까지만 해도 정부는 무순위 청약 대상을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로 제한했으나 주택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자 지난해 2월 지역과 주택 수 상관없이 전국에서 누구나 청약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무순위 청약 요건 완화가 '무주택자 주거 안정'이라는 청약제도 취지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청약 시장을 왜곡시켰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높은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특정 지역·아파트 단지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 청약시장 양극화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일단 넣고 보자'는 묻지마 청약 사례가 늘면서 시장 왜곡이 발생했다. 무순위 청약 당첨 이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 실수요자 당첨 기회가 무산되는 부작용도 일어나고 있다"며 "쏠림 현상도 심각하다. 수백만 명이 모이는 단지가 있는가 하면 'N차' 분양에도 청약 수요 소식이 없는 곳도 있다. 인기지역에만 몰리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자주 바뀌는 제도 때문에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정부가 명확한 기준 없이 임시방편식으로 대처해 부동산 시장 자체를 어지럽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주거 안정을 최종 목표로 두고 정책 방향을 설정하면 되는데 자꾸 입맛 따라 바꾸니 오히려 부동산 시장 자체가 혼란스러워지는 것"이라며 "원인과 결과 모두 정부가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가당착에서 빠져나와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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