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번, 2박3일 방중 일정 시작…중 관영매체 “중국에 대한 올바른 이해” 촉구

박은하 기자 2024. 8. 2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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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9일 방중 …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
8년 만의 미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방중
중국, 남중국해·대만·대러제재 강공 예고
제이크 설리번 미국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이 27일 오후 베이징 수도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EPA연합뉴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7일 오후 베이지에 도착해 사흘 간의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대중국 견제 정책 설계자인 설리번 보좌관의 첫 방중에 높은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미국의 올바른 대중 인식이 필요하다며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중국중앙TV(CCTV)는 이날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초청으로 설리번 보좌관이 27~29일 방문해 새로운 중·미 전략적 소통을 연다”고 보도했다. CCTV는 양타오 중국 외교부 북미 및 오세아니아 국장과 니콜라스 번스 중국 주재 미국대사가 이날 오후 베이징에 도착한 설리번 보좌관을 영접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CCTV는 설리번 보좌관의 첫 방중이자 미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의 방중은 8년 만의 방중이라며 “양국 정상의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의 중요 공동인식을 이행하는 중요한 움직임”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책사인 설리번 보좌관은 ‘중산층을 위한 외교’라는 슬로건으로 미국의 첨단 제조업 부흥 전략과 이와 맞물린 대중국 견제 전략을 설계했다. 지난해 2월 정찰풍선 사건으로 미·중관계가 최악으로 치닫자 3개월 후 왕 주임 겸 외교부장과 오스트리아에서 비밀 접촉해 양국의 긴장완화를 이끈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의 토대를 마련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방중 기간 왕 부장과 회담하며 양국 현안과 주요 국제 이슈를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선거 기간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방안과 중동문제·우크라이나 전쟁·대만문제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대통령으로서 중국을 방문한 적 없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중과 정상회담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적 소통 채널이 지난 1년 반 동안 거둔 긍정적인 성과를 감안할 때 설리번의 이번 방중에 미·중 양측 모두 어느 정도 긍정적인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양국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서는 미국 측의 “중국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첫번째”라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설리번 보좌관의 방중을 발표한 즈음 미국은 이른바 러시아와 관련됐다는 이유로 중국 기업 등을 수출 통제 목록에 포함했고, 대만 민진당 일부 고위 관료는 이번 주에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며 “우연이든 의도했든 이런 행동은 미국이 공언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장애가 되며 미국은 경제와 무역, 남중국해 문제 등에 중국에 대한 인식과 전략적 포지셔닝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측은 설리번 보좌관과 왕 부장의 회담에서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를 두고 강공을 벌일 것이 예상된다. 중국 해안 경비대는 전날 필리핀 선박 두 척과 사비나 해역에서 충돌했다며 일주일 동안 세 번째 충돌을 이어갔다. 미국은 지난 19일 중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충돌했을 때 중국의 “무모한 책략”을 비난하고 분쟁 해역에서 공격을 받을 경우 동맹국을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5일 “왕 주임은 설리번 보좌관과 중미 관계와 민감한 문제, 중대한 국제·지역 쟁점 문제에 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며 대만 문제, 고율 관세, 제재 쟁점에 대한 중국의 엄정한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라고 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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