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SK이노’ 이차전지 지원사격 본격화…주주 보호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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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케이(SK)그룹이 대규모 투자 부담과 적자로 '밑 빠진 독'이라는 우려를 낳은 이차전지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핵심 단추를 끼웠다.
이노베이션 최대주주인 지주회사 에스케이(지분율 36.22%)와 외국인 주주 등 전체 주주의 절반 이상인 약 54%가 합병에 동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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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케이(SK)그룹이 대규모 투자 부담과 적자로 ‘밑 빠진 독’이라는 우려를 낳은 이차전지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핵심 단추를 끼웠다. 알짜 비상장 계열사를 이차전지 모기업에 편입시켜 자금 수혈을 위한 돈줄을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사업 재편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주주 가치 훼손 논란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27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에스케이 빌딩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에스케이이엔에스와의 합병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엔 전체 주주의 62.76%가 참석해 이 가운데 85.75%가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노베이션 최대주주인 지주회사 에스케이(지분율 36.22%)와 외국인 주주 등 전체 주주의 절반 이상인 약 54%가 합병에 동의한 것이다.
합병은 주총 특별 결의 사항으로 전체 발행 주식 수 3분의 1 이상 및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노베이션에 흡수 합병되는 에스케이이엔에스도 이날 임시 주총을 열어 합병을 승인했다. 이엔에스는 지주회사 에스케이가 지분 90.0%를 보유하고 있어 승인에 걸림돌이 없었다.
두 회사는 앞서 지난달 17일 이사회를 열어 합병안을 결의했다. 이번 주총 승인으로 합병 법인인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11월1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1999년 이노베이션에서 분리된 이엔에스가 25년 만에 한 회사로 돌아가는 셈이다.
석유·화학 상장사인 이노베이션이 도시가스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알짜 비상장기업인 이엔에스를 흡수 합병하는 건, 이노베이션 자회사인 에스케이온 지원을 위해서다. 지난 2021년 이노베이션에서 쪼개져 신설된 이차전지 회사 에스케이온은 회사 설립 이후 매 분기 영업적자를 내며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적자가 2조8천억원에 이른다.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차입금은 약 19조원인데, 올해 신규 설비투자 규모만 7조5천억원에 달한다.
반면 에스케이이엔에스는 매해 영업이익이 1조원을 웃돌 만큼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가진 회사다. 이날 이노베이션의 또 다른 자회사인 에스케이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에스케이엔텀도 주총에서 에스케이온과의 합병을 결정했다. 그룹이 에스케이온을 위해 총력 지원에 나선 모양새다.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배터리산업에서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이 생긴 현실을 인정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이 산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남은 변수는 있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다음 달 19일까지 회사 쪽에 주식을 되사가라고 청구권을 행사한 금액이 8천억원을 초과하면 회사가 합병 계약을 해제할 수 있어서다. 특히 에스케이이노베이션 2대 주주(지분율 6.21%)인 국민연금이 “주주 가치 훼손 우려가 크다”며 두 회사의 합병에 반대했던 터라, 국민연금과 다른 주주들이 대거 매수 청구 권리를 행사할 경우 회사의 부담액이 8천억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이노베이션의 합병 주당가치(합병가액)가 너무 낮게 산정됐다는 게 주주 가치 훼손 논란의 뼈대다. 다만 박상규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사장은 주총에서 “매수 청구액이 8천억원을 초과하면 이사회와 협의해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회사가 보유한 현금이 1조4천억원 이상이어서 감당 못 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주식의 이날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3.10% 오른 주당 10만9800원으로, 회사가 제시한 주식 매수가격(주당 11만1943원)보다 낮다. 이처럼 주가가 매수 예정가를 밑돌 경우 매수 청구권 행사 가능성은 커진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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