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4.3조 저리대출 'ABC' 육성…국방예산은 60조 첫 돌파

이희조 기자(love@mk.co.kr),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2024. 8. 2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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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국방예산 대폭 증액
AI 혁신펀드 신규 조성하고
암 프로젝트에 700억 투입
원전·방산·콘텐츠 수출 뒷받침
병장 월급 205만원으로 늘리고
초급 간부 주거예산 50% 증액
킬체인 전력 증강 등 집중 편성

◆ 25년도 예산안 ◆

정부가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을 역대 최대 수준으로 잡고 반도체 지원을 대폭 늘린다. 원전과 방산, 콘텐츠 수출도 적극 뒷받침해 경제 전반의 활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병사 월급이 200만원 이상으로 올라가면서 국방 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60조원을 넘는 수준으로 편성됐다.

27일 정부는 2025년도 예산안 발표를 통해 내년 R&D 예산을 올해보다 11.8% 늘려 역대 최대 규모(29조7000억원)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R&D 예산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증액했다. 인공지능(AI)과 바이오(Bio), 반도체(Chips)로 대표되는 'ABC 첨단산업'에 2차전지를 비롯한 전략산업을 더한 'ABC 플러스 첨단산업' 지원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반도체는 대규모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4조3000억원의 저리 대출을 새롭게 공급한다. 생태계 펀드도 올해 3000억원에서 4200억원으로 키운다. 반도체 R&D 예산은 1000억원 늘렸다.

AI 분야에선 AI혁신펀드 1000억원을 신규 조성한다. 차세대 PIM(Processing-In-Memory) AI 반도체의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선 2028년까지 4000억여 원을 투입한다. PIM은 메모리반도체에 연산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데이터 처리 속도는 높지만 사용 전력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특징이 있다. 바이오 분야는 암 등을 해결하기 위한 '한국형 아르파-H(ARPA-H·보건의료고등연구계획국)' 프로젝트에 700억원을 들일 예정이다.

2차전지와 디스플레이, 미래차를 포함한 전략산업은 아카데미를 비롯한 기반시설 구축에 힘을 쏟는다.

원전과 방산 수출 지원도 늘린다. 1000억원 규모의 신규 원전 산업 성장 펀드와 1500억원의 원전 생태계 융자를 공급한다. 소형모듈원자로(SMR) 같은 차세대 원전 개발을 포함한 원전 R&D에 4000억원을 투입한다.

400억원 규모의 K방산 수출펀드와 1조2000억원 규모의 방산 수출보증을 새롭게 공급한다. K콘텐츠 수출과 관련해 해외 박람회를 기존 3회에서 5회로 늘리고, 대규모 한류 콘서트 개최에 80억원을 투입한다.

국방 예산도 방위력 개선과 병사 월급, 간부 근무 여건 개선을 중심으로 늘렸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국방 예산은 올해보다 3.6% 늘려 잡은 61조5878억원이다. 이로써 국방 예산은 2020년 50조원을 넘어선 이후 5년 만에 60조원 시대를 열게 됐다.

무기체계 도입을 비롯한 방위력개선비는 전년 대비 2.4% 증가한 18조712억원으로 책정됐다. 장병 인건비와 복무 여건 개선 등과 관련한 전력운영비로는 43조5166억원을 편성해 4.2% 늘었다.

방위력개선비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억제·대응 전략인 한국형 3축 체계 전력 확보와 AI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에 중점적으로 재원이 배분됐다.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최초 양산에는 1조1495억원이 들어간다.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A 도입 2차 사업처럼 유사시 선제 타격을 위한 킬체인 전력 증강에는 3조2076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전력인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개발 비용으로는 1조5326억원을 투입한다.

병사 월급은 국정과제 추진 계획에 따라 내년부터 병장 기준 총액 205만원으로 오른다. 이는 본봉 150만원에 자산 형성 프로그램인 내일준비지원금 55만원을 더한 금액이다.

전력운영비와 군인 가족 및 초급 간부의 주거 여건 개선 예산이 7863억원으로 49.5% 증액됐다. 이 가운데 초급 간부를 위한 노후 간부 숙소 개선과 1인 1실 확보 예산으로는 6048억원이 잡혔다.

국방 예산은 고강도 건전재정 기조에도 불구하고 엄중한 안보 상황을 고려해 2년 연속으로 정부 예산 총지출 증가율을 넘어서게 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과 국가 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희조 기자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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