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테무’ 모회사 핀둬둬, 실적 둔화 우려에 주가 폭락

매출 감소 10분기 만에 처음

저가 공세로 세계 시장을 휩쓴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의 모회사 핀둬둬(PDD홀딩스)가 실적 둔화 경고에 주가가 29% 폭락했다. 중국 최고 부호 자리에 올랐던 창업자 역시 18일 만에 부호 1위 자리에서 내려왔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시에서 핀둬둬 주가는 2018년 상장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핀둬둬 공동 창업자인 천레이가 현재 추세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향후 매출 성장세 둔화를 경고한 데 따른 것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천레이는 4∼6월 분기 실적 발표 후 “업계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 같다”며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트댄스의 틱톡과 알리바바그룹과 같은 경쟁자들에 맞서서 확장 속도를 현재처럼 공격적으로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핀둬둬의 지난 분기 매출액은 971억위안(약 18조2000억원)으로 전문가 추정치(1000억위안)에 못 미쳤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핀둬둬의 매출 감소는 10분기 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주가 하락의 여파로 지난 8일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중국 부호 순위 1위에 올랐던 핀둬둬 공동 창업자 황정(콜린 황) 역시 순자산 352억달러로 4위로 밀려났다. 중국 생수업체 눙푸산취안(農夫山泉) 창업자 중산산이 순자산 500억달러로 다시 1위로 올라섰다.

황정 등이 2015년 4월 창업한 핀둬둬는 서민층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무서운 기세로 성장한 뒤 테무를 통해 한국과 미국 등 세계 각국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최근에는 국내외에서 여러 도전을 받고 있다.

중국에서는 공급업자 수백명이 지난달 말 광저우시 테무 본사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테무가 고객이 불만을 제기하거나 환불을 요청할 경우 엄청난 벌금을 부과하고 상품 대금 지급을 보류하는 등 자신들에게 가혹한 조건을 설정했다고 비판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에서도 온라인에서 구매한 저가 상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