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중·수·청 겨냥 '금투세 폐지' 사활…현장 통해 대야 압박

유범열 2024. 8. 2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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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취임 후 첫 정책 현장 '한국거래소'
한동훈 "금투세 폐지는 청년 위한 것"
여당·거래소 이사장까지 韓에 힘 실어
한, 당대표 회담 통해 '무조건 관철' 방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자본시장 관계자와의 현장간담회에 앞서 홍보관에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좌측부터) 국민의힘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 김상훈 정책위의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시장, 한동훈 당대표, 윤한홍 정무위원장, 한지아 수석대변인.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한국거래소를 찾아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증시 밸류업(가치 제고)을 위한 세제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취임 후 첫 외부 정책 일정인 만큼, 평소 목소리를 내온 금투세 폐지 관철을 위한 대야 압박 강도를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국내 자본시장과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현장간담회에서 "증시 밸류업을 위해 정부 섹터(sector)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를 촉진하는 방식으로의 세제 개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업승계 상속세 문제, 배당소득 분리과세 문제, 금투세 폐지 등이 그 예"라며 "밸류업은 기업이 할 수 있지만 기반과 토대를 만드는 것은 공적 영역의 일이다.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모아달라"고 했다.

한 대표는 '금투세 폐지'가 '자본시장 활성화'를 불러오고, 이는 곧 '청년 자산 형성'에 도움이 된다며 정책 입안 근거를 보강했다. 그는 "길거리를 다녀 보면 요즘 세대는 저희 세대와 다른 것을 느낀다"며 "대부분 청년들이 지금은 자본시장을 통해 자산을 만들어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투자자를 응원하고 보호하는 것을 그런 차원에서 접근하겠다"고 강조했다.

같이 자리한 여당 인사들도 한 대표의 말에 힘을 실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지난 8월 5일 코스피 주가 지수 대폭락 사태 당시 정부 측에서 원인 분석을 해보니, 국내 주식시장 불안정성 보다는 당시 미국 경기 둔화 조짐 등 외생변수로 우리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렸다"고 했다. 그는 "그만큼 우리 주식시장 수요 기반이 취약한 것"이라며 "금투세 폐지는 국내 주식시장의 수요 기반을 견인해나가는 상징적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더불어민주당에게도 "현재 국회 의석 다수를 차지한 당의 대표와 정책위의장 입장이 다르다"며 "전대 이후 당내 입장을 수렴한다고 했으니, 같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뜻을 모아줬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윤한홍 의원도 "한 대표가 거래소에 직접 방문하는 것 자체가 이슈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개인 투자자 비중이 주식 시가총액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데, 아마 이분들이 빠지면 항아리 안 밑이 빠지는 모양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방향을 잘 잡아주고 있다"며 "민주당이 나름 자기의 논리에 의해 여러가지 복잡한 이야기를 하는데, (한 대표) 방문을 계기로 1400만 개인 투자자들에게 하루 빨리 (금투세 폐지라는) 확실한 메시지가 전달돼서 주식이 안정되고 밸류업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역시 이같은 여당의 '금투세 폐지' 한목소리에 발을 맞췄다. 그는 "우리 자본시장이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질적으로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이런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결국 국민 기업 성장과 자산 증식의 걸림돌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소는 정부와 함께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며 "금투세도 밸류업 정책을 고려해 자본시장 투자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개편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서울 영등포구 KRX 한국거래소에 방문해 작성한 방명록. [사진=곽영래 기자]

한 대표가 취임 이후 금투세 폐지를 지속해서 강조하는 데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특히 청년 표심을 끌고 오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근 한 달 새 그는 '여야 금투세 폐지 공동 토론회 진행' · '내년 1월 1일 금투세 미시행 여야 합의' 등을 제안했는데, 다른 이슈보다 훨씬 더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이날 방명록에도 '청년의 꿈, 자본시장의 꿈입니다'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또 이날 비공개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자본시장을 육성하고 키우는 게 청년의 자산 증식 사다리를 만드는 것"이라며 "(정 이사장이) 금투세가 반영되면 국내 증시를 사실상 포기하는 메시지를 줄 수 있어 반드시 막아야 한다 했는데, 저도 거기에 공감한다"고 했다.

대표와 정책위의장 간 입장 차로 인해 당론 조율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을 향한 압박도 이어졌다. 한 대표는 "민주당이 '1% 부자 감세' 프레임을 가지고 있는데, 그렇게 따지면 99% 투자자들이 왜 모두 반대하겠느냐"며 "(금투세 유지는) 시장 전체의 성장을 막고 침체시켜 우리 모두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건 민생과 청년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폐지하자는 저희 의견과 같이 가주셨으면 한다"고도 했다.

한 대표는 추석 전 있을 당대표 회담을 통해 이를 무조건 관철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정치로 풀어야 할 문제고, 곧 있을 여야 대표 회담의 주요 의제로 올려서 결과물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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