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버그, 단지 불편하단 이유로 방제? 시민단체 "곤충 '데스노트' 철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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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버그' 등 곤충 대발생 시 방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조례안이 서울시의회에 발의된 것을 두고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시의회는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와 팅커벨(동양하루살이) 등 곤충 대발생 시 방제를 지원하는 내용의 '서울특별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24일까지 입법예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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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모임 "비과학적, 비생태적 조례안 폐기해야"
'러브버그' 등 곤충 대발생 시 방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조례안이 서울시의회에 발의된 것을 두고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민원과 단순 불편을 근거로 곤충 방제를 허용할 경우 생물다양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57개 환경⋅동물권 단체가 참여한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안에 반대하는 시민모임'은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비과학적이고 반생태적인 러브버그 방제 조례안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61815250004448)
서울시의회는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와 팅커벨(동양하루살이) 등 곤충 대발생 시 방제를 지원하는 내용의 '서울특별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24일까지 입법예고 중이다. 윤영희 서울시의원(국민의힘)이 발의한 조례안은 다음 달 6일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심사될 예정이다.
이 조례안은 생태계에 이로운 곤충이더라도, 시민의 정신적인 피해와 불편을 이유로 방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게 시민모임 측의 설명이다. 현재 서울시의회 입법예고 누리집에는 380여 명이 조례안 입법을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이들은 먼저 조례안이 통과될 경우, 곤충에 대한 공포와 혐오감을 키우고 어떤 곤충도 죽일 수 있는 '데스노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①시민불편을 이유로 생태계 일원을 함부로 방제해서는 안 되며 ②친환경적 방제를 권고한다고 하지만 특정 곤충만을 죽이는 친환경 방제 방법은 존재하지 않으며 ③친환경적 방제는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일 뿐이므로 살충제 남용 등 무분별한 화학적 방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조례안에 언급된 러브버그와 팅커벨은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매개하지 않고 유기물을 분해하고 식물의 수분을 돕거나 포식자의 먹이가 되는 등 생태계에서 꼭 필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들이 인간에게 '불편'을 끼치는 것은 짧은 생애 중 약 1주일의 기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또 "조례안의 대발생 곤충의 정의 가운데 '대발생'의 기준과 '상당한 정신적 피해'의 기준이 모호하고 비과학적"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발생 곤충을 방제하면, 해당 종만 아니라 다양한 곤충과 새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에서 러브버그가 처음 대발생한 곳으로 지목되는 은평구 봉산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책도 언급됐다. 봉산생태조사단 활동을 해오고 있는 나영 은평민들레당 대표는 "은평구가 친환경 방제라고 홍보하는 '끈끈이 롤트랩'은 작은 생물을 비선택적으로 포획해 죽이고 있다"며 "이를 과연 친환경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대표는 "러브버그는 생태학적으로 익충이라고 알려져 있는 종"이라며 "익충과 해충이라는 구도도 잘못됐지만, 단지 못마땅하거나 불편하다는 이유로 갑자기 과학적인 사실을 뒤집는 것은 거짓을 생산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조현정 카라 정책기획팀장도 "인간 중심적인 시각에서 유해하다고 해도 고통 속에서 죽어 마땅한 생명은 없다"며 "무분별한 방제는 생태계 교란과 같은 더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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