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어도어 대표직 해임…“프로듀싱 계속” vs “주주간 계약 위반”

어도어, 김주영 신임 대표이사 선임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9일 오후 '업무상 배임' 혐의 관련 첫 소환 조사를 마친 뒤 서울 용산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그룹 뉴진스를 키운 민희진이 어도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

어도어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김주영 어도어 사내이사(하이브 CHRO·최고인사책임자)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민희진 전 대표는 대표이사에서 물러나지만, 어도어 사내이사직은 유지하고 뉴진스 프로듀싱 업무도 이어간다. 어도어는 새로운 대표의 선임으로 제작과 경영을 분리한다는 방침이다.

어도어는 “제작과 경영 분리는 다른 모든 레이블에 일관되게 적용해 온 (하이브 산하) 멀티 레이블 운용 원칙이었지만, 그간 어도어만 예외적으로 대표이사(민희진)가 제작과 경영을 모두 총괄해왔다”고 설명했다.

민 전 대표 측은 “지난 24일 대표이사 변경을 위한 이사회에 참석하라는 통보를 받고, 오늘(27일) 열린 이사회에 유선으로 참석했다”며 “(민희진 대표의) 의사와는 무관한 결정이자 주주간계약 위반 사항”이라고 밝혔다. 또한 뉴진스의 프로듀싱 업무를 이어가는 것도 민 전 대표와 논의한 것이 아닌 어도어 측의 일방적 통보라는 입장이다.

김주영 신임 대표이사는 유한킴벌리 인사팀장과 크래프톤 HR(인사관리) 본부장 등을 지낸 인사관리(HR) 전문가로, 어도어의 조직 안정화와 내부 정비 역할을 맡는다.

어도어의 대표이사 교체는 지난 4월 어도어의 모회사 하이브와 민희진 전 대표와의 갈등이 불거진 지 약 4개월 만이다.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는 지난 5월 31일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권 탈취 의혹’을 이유로 민 전 대표의 해임을 추진했다. 당시 법원이 민 전 대표가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며 민 전 대표는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당시 민 전 대표의 최측근인 신모 부대표와 김모 이사는 사내이사에서 해임, 이 자리는 하이브 측 인사인 김주영 CHRO,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당시 직책, 현 CEO),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로 채워졌다.

가요계에선 하이브가 이사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민 대표의 해임은 시간 문제로 봤다. 실제로 어도어는 이사회 1 대 3 구도에 힘입어 대표이사 변경을 이뤄낸 것으로 보인다.

어도어는 “이번 인사와 조직 정비를 계기로 어도어는 뉴진스의 성장과 더 큰 성공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