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형 디지털 혈압기 '카트비피' 건보 적용

스카이랩스 개발, 대웅 유통
24시간 건강정보 의사에 전송
본인부담 낮아져 접근성 향상
디지털 의료 급여 확대 열어
IR52 장영실상 수상 제품

카트비피

대웅제약이 최근 건강보험급여를 인정받은 스카이랩스의 반지형 연속혈압측정기를 본격 유통한다.

대웅제약은 스카이랩스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반지형 연속혈압측정기 '카트비피 프로(CART BP pro)'가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급여를 인정받아 정식 출시됐다고 27일 밝혔다. '카트비피'는 지난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혈압 측정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았다. 모양은 시중에 판매되는 스마트링과 비슷하지만 식약처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은 의료기기이기 때문에 병원에서 의료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대웅제약은 같은 해 6월 스카이랩스와 국내 병의원 유통을 내용으로 하는 국내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혈압은 고혈압이나 저혈압이 아니더라도 환경, 시간대에 따라 다르게 측정되는 경우가 많다. 병원에서 측정할 때만 혈압이 높게 나오는 '백의 고혈압', 스트레스 상황이나 운동 직후 등 혈압이 높아지는 '간헐적 고혈압', 낮보다 밤에 낮게 나오는 '야간 혈압' 등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24시간 연속으로 측정해야만 환자의 혈압을 정확히 알 수 있지만, 기존 24시간 연속혈압측정기(APBM)에는 여러 한계가 있었다.

스카이랩스는 수면 장애, 행동 제약 등 기존 커프형 APBM의 단점을 보완해 카트비피를 반지형으로 개발했다. 고혈압 환자가 병의원에서 카트비피를 받아 손가락에 착용하면 24시간 혈압 변동 기록이 의료진에게 자동으로 전송된다. 손가락은 다른 신체 부위보다 피부가 얇아 혈류량을 감지하기 용이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사용법은 간단하되 정확도는 높다. 첨단 바이오센서인 광혈류측정센서(PPG)가 혈류량을 측정하면 해당 데이터를 애플리케이션에 자동으로 전달해 인공지능 시스템이 사용자의 혈압 패턴을 분석한다. 24시간 연속으로 혈압 측정과 모니터링을 할 수 있어 시간대별 혈압 데이터를 기반으로 약물 용량 조절도 가능하다. 또 수면, 운동, 음주, 혈압약 복용 등 생활 습관에 따른 혈압 변화를 효과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

급여 등재에 따라 국내 고혈압 환자 1200만명의 카트비피에 대한 접근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병의원 처방 시 카트비피의 보험수가는 일일 1만5000~1만8000원이다. 이 중 환자 부담금은 5000~9000원으로 예상된다.

스카이랩스가 개발한 카트비피가 2024년 32주 차 IR52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왼쪽부터 스카이랩스의 양원동 팀장, 최창우 상무, 박대웅 팀장, 장민수 상무.

지난 1월 카트비피는 반지형 혈압 측정 의료기기 중 세계 최초로 국제 표준 규격에 맞춘 표준 청진법 비교 임상시험을 진행해 유효성을 입증받은 바 있다. 진료실에서 커프형 혈압계와 청진기를 사용해 혈압을 측정하는 표준 청진법을 비롯한 기존 방식들과 비교연구를 진행해 동등 수준의 정확성을 보였다. 이런 점 때문에 카트비피는 2024년 32주 차 IR52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카트비피의 독점 판매권을 갖고 있는 대웅제약은 이번 급여 등재와 동시에 이달부터 병의원 유통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병원용 모델인 카트비피 프로 판매에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의사 처방 없이도 사용이 가능한 일반 소비자용 모델인 카트비피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이번 카트비피의 보험급여 등재를 계기로 고혈압 예방과 치료에서 디지털 웨어러블 기기의 역할이 점차 커질 것"이라며 "대웅제약은 관련 기기 공급을 통해 쌓아온 마케팅 역량을 바탕으로 카트비피의 시장 공격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지희 기자]